철거와 존치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충북 청주시 청남대 소재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상이 줄톱으로 훼손됐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50대 A씨가 청남대 ‘전두환 대통령길’에 있는 전씨 동상의 목 부위 3분의 1 정도를 줄톱으로 자르려 시도했다. A씨는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A씨의 범행은 미수에 그쳤지만 동상은 목 부위가 갈리거나 긴 줄처럼 패이는 등 훼손흔적이 역력한 상태다. A씨는 경찰에 자신의 신분을 경기지역 한 단체 회원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동상 앞을 지나던 관광객이 그의 행동을 수상히 여겨 청남대 관리사무소 측에 알리고 관리사무소 측이 경찰에 신고해 붙잡혔다.
전씨의 동상은 현재 철거를 위한 충북도의회 조례안을 놓고 갑론을박이 펼쳐지면서 존폐의 기로에 놓여있는 상태다. 최근에는 과거에 대한 안내판 설치 등으로 존치 의견이 제시되면서 시민단체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A씨가 주장한 단체의 관계자는 “A씨가 전두환이 반성하지 않고 돌아다니며 재산도 빼돌리고 해서 화가 났다”며 “동상의 목을 연희동으로 보내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충북도가 책임 있게 행동했더라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동상을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남대는 1983년 12월 당시 전두환 대통령이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에 세운 대통령 별장이다.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이 충북도로 소유권을 넘기면서 민간에 개방되자 충북도가 대통령 테마 관광지로 조성하면서 전직 대통령 10명의 동상을 설치했다.
청주=윤교근 기자 sege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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