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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스트 연구진, 유방암이 간에 전이되는 과정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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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12-01 01:00:00 수정 : 2020-11-30 14:2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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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간 칩(Liver-on-a-Chip)’ 활용
유방암이 간으로 전이되는 과정을 밝혀낸 유니스트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조윤경 교수(좌측)와 제1저자로 참여한 김준영 연구원. 유니스트 제공

국내 연구진이 유방암이 간으로 전이되는 과정을 밝혀냈다.

 

유니스트(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조윤경(50) 교수팀(바이오메디컬공학과)이 사람의 간을 모방한 ‘3D 간 칩(Liver-on-a-Chip)’을 활용해 유방암이 간에 전이되는 과정을 규명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암의 나노소포체는 간의 혈관벽을 더 끈끈하게 해 유방암 씨앗인 순환 종양세포가 3배 이상 더 잘 달라붙게 만드는 것을 확인했다. 나노소포체는 세포가 배출하는 나노미터(㎚·10억분의 1m) 수준의 행낭이다. 세포들은 이 소포체 안에 각종 단백질 정보를 담아 서로 소통하는데, 암세포 역시 소포체를 배출한다.

 

그동안 암세포에서 배출된 나노소포체가 전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가설이 있었지만, 복잡한 생체 내에서 이를 직접 검증하기는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간세포가 배양된 칩을 이용했다. 유방암에서 나온 나노소포체 표면의 종양성장인자가 혈관벽의 끈끈이 단백질인 파이브로넥틴의 양을 증가시켰다.

 

조윤경 교수는 “장기에 암세포가 뿌리내리기 좋은 환경이 조성돼 전이가 잘 발생한다는 ‘토양과 씨앗’ 가설이 이번 연구로 힘을 얻게 됐다”며 “나노 소포체는 이 과정에서 토양을 비옥하게 만드는 비료 역할을 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인공 장기 칩(Organ-on-a-Chip)’ 기술을 나노소포체에 의한 암 전이 과정을 이해하는 데 최초로 적용했다. 이 칩은 간을 구성하는 다양한 세포를 함께 배양해 인체 간 조직과 유사할 뿐만 아니라, 혈액을 흘려보낼 수 있어 혈액 속에 포함된 나노 소포체의 역할을 이해할 수 있게 했다.

 

연구팀은 유방암 외에도 간 전이가 잘 발생하는 암, 간 전이가 발생하지 않는 암, 건강한 사람의 나노 소포체 등을 대조군으로 사용해 전이 과정을 구체적으로 입증했다. 간 전이가 잘 발생하는 췌장암 유래 나노 소포체는 유방암과 동일한 효과를 보였다.

 

또 간 전이가 발생한 유방암 환자는 간 전이가 발생하지 않은 유방암 환자나 정상인보다 나노소포체의 종양 성장 인자 발현량이 많았는데, 이는 나노소포체의 종양 성장 인자 발현과 순환 종양 세포의 접착 수 증가 간 연관성을 보여 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아산병원의 이희진 교수팀과 함께 진행됐다. 연구는 기초과학연구원(IBS) 및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성과는 나노 분야 국제 학술지인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 표지 논문으로 선정돼 24일 출판됐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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