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한 달 사이 1조원 늘어
카뱅, 금리 ↑·우리銀 우대금리 ↓
보험사 주택담보대출이 올해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다른 방법을 찾던 이들이 보험사로 눈을 돌린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권은 고소득자 대상 신용대출을 조이며 대출 총량 줄이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3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생명보험사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48조1865억원이다. 지난 8월 47조2653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한 달 새 약 1조원이 증가한 것이다. 올해 초(43조2629억원)와 비교했을 땐 11.4%나 늘었다. 보험사 주담대는 올해 초부터 매달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 6월까진 매달 0% 후반대 혹은 1% 초반대 증가율을 보였지만 7월 2.2%, 8월 1.6%, 9월 1.9%로, 달이 지날수록 증가율이 점점 가팔라지고 있다.
보험사 주담대가 증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은행권에 비해 느슨해서다. DSR는 소득 대비 갚아야 할 원리금 비율로, 시중은행은 DSR 40%를 적용하고 있지만 보험사는 이보다 20%포인트 높은 60%를 적용한다. 담보인정비율(LTV) 규제는 은행권과 같아 주담대만 받을 땐 한도 차이가 없지만 신용대출 등 다른 대출을 이미 많이 받은 경우라면 보험사에서 은행보다 넉넉한 한도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은행권은 신용대출 속도 조절을 위해 고소득자를 중심으로 한 신용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30일부터 신용대출 규제를 강화한 데 따른 것이다.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는 이날 “직장인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의 고신용자 대상 대출금리를 각각 0.10%포인트,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일부 신용대출 상품의 우대금리 폭을 줄였다. 우대금리가 하향 조정된 상품은 ‘우리 주거래직장인대출’(최대 0.6%에서 0.3%), ‘우리 금융인클럽’(최대 0.7%에서 0.1%), ‘우리 신세대플러스론’(최대 0.6%에서 0.1%) 등으로 고소득층은 물론 사회 초년생도 포함하고 있다.
이희진·김희원 기자 heeji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