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억년 지구 역사와 생명 기원 비밀 풀어주 단서 기대
중국 무인 달탐사 계획도 순조…탐사선과 귀환선 도킹
미국과 러시아의 주무대이었던 우주개발 분야에서 중국과 일본이 무서운 기세로 굴기(떨쳐 일어남)하고 있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6일 지구에서 약 3억㎞ 떨어진 소행성 류구(龍宮·1999 JU3)에서 채취한 물질을 담은 탐사선 하야부사2의 캡슐을 회수했다고 발표했다. 이 캡슐은 세계 최초로 다른 행성 표면 아래에서 채취한 물질을 싣고 있다.
탐사선 하야부사2는 5일 오후 2시30분쯤 지구에서 약 22만㎞ 떨어진 우주 공간에서 지구귀환 캡슐을 떨어트렸다. 분리된 캡슐은 몇차례 궤도 조정을 거쳐 6일 오전 2시28분쯤 초속 12㎞의 속도로 대기권 진입 후 고도 11㎞ 상공에서 낙하산을 펴고 오전 2시50분쯤 호주 남부 우메라 사막 지대에 안착했다. 낙하하는 동안 캡슐은 약 3000도의 마찰열이 빚어내는 빛으로 밤하늘에 유성과 같은 궤적을 그리는 장관을 연출했다. JAXA 회수팀은 위성 접시 안테나와 헬리콥터, 드론, 해상 레이더 등을 동원해 오전 4시47분 캡슐을 발견하고 오전 7시30분 지름 40㎝의 캡슐을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회수된 캡슐은 이르면 7일 항공편으로 일본으로 운반해 전용 시설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캡슐에 실린 0.1g 토양 물질에는 탄소, 질소와 같은 유기물이 풍부하게 포함돼 있을 것으로 추정돼 46억년 지구의 역사와 생명의 기원을 밝힐 실마리가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14년 12월3일 발사된 하야부사2는 2018년 6월27일 류구 궤도 도착 후 지난해 2월과 7월 두 차례 표면에 내려가는 터치다운을 통해 흙과 암석 표본을 채취했다. 특히 4월에는 금속탄환을 발사해 인공적으로 크레이터(움푹파인 구멍)를 발생시켜 땅속에 있던 물질을 지표로 노출하는데 성공해 7월의 2차 터치다운시 채취했다. 이번 소행성 시료를 연구하게 될 해양연구개발기구(JAMSTEC) 이토 모토오(伊藤元雄) 주임연구원은 “연구자에게 최고의 보물상자”라며 “다양한 시점에서 태양계의 기원에 다가가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은 하야부사2의 소행성 탐사를 통해 행성 표면지하 물질 채취 외에도 지름 60㎝의 초협지 평면 안착 성공, 인공 크레이터 발생, 동일 천체의 2지점 착륙, 복수의 탐사로봇 투하·전개 등 7개의 세계최초 기술을 선보였다.
지난 6년간 약 50억㎞ 거리를 비행한 하야부사2의 우주 여정은 끝나지 않았다. 앞으로 11년간 100억㎞를 더 날아가 2031년쯤 또 다른 소행성 1998 KY26을 탐사할 예정이다.
중국 최초로 달 표면의 샘플을 채취한 뒤 지구로 귀환하는 프로젝트도 착착 진행 중이다. 중국 국가항천(航天)국은 이날 무인 달 탐사선 창어(嫦娥) 5호가 달 표면에서 채취한 2㎏의 토양·암석 샘플을 싣고 달에서 이륙한 뒤 궤도선·귀환선과 성공적으로 도킹했다고 발표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 우주선이 달 궤도에서 도킹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우주의 키스라고 불렀다. 달 샘플 채취 후 지구 복귀 임무는 1960∼1970년대 미국과 옛 소련 이후 40여년만이다. 창어 5호는 지난 3일 이륙작업 직전 지구에서 준비해간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창어5호 귀환선은 38만㎞를 이동해 이달 중순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로 돌아온다.
도쿄·베이징=김청중·이귀전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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