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경찰 간부가 아동학대 의심 신고자의 신분을 가해 의심 부모에게 노출해 폭언과 욕설에 시달리는 일이 벌어졌다. 경찰은 즉각 감찰에 착수해 해당 경찰관에게 책임을 묻기로 했다.
14일 순창경찰서에 따르면 소속 A경위는 지난달 20일 네 살배기 아동의 학대 의심 신고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가해 의심 부모에게 신고자를 유추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A경위는 당시 가해 의심 부모가 조사 이유를 따져 묻자 “의료원에서 신고가 들어왔다”며 신고자인 공중보건의를 인지할 수 있는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가해 의심 부모는 해당 공중보건의를 곧바로 찾아내 두 시간여 동안 폭언과 욕설을 하는 등 정신적 피해를 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사실이 외부로 드러나자 A경위가 소속한 순창경찰서는 경찰서장 명의의 입장을 통해 “반드시 보호받아야 하는 아동학대 신고자 신분이 어떤 경위로든 알려져 피해를 야기한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순창경찰서는 또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한 의료진 신분을 가해 의심 부모에게 노출한 A경위에 대한 감찰에 착수해 사안의 경중에 따라 징계 등 조처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감찰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기 곤란하다”며 “신고자의 인적사항을 외부에 누출한 사실이 드러나면 합당한 책임을 물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순창=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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