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장의 흑백 사진 속 기자들은 모두 백인 남성이다. 언제 찍은 사진인지 날짜는 나와 있지 않지만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 시티에서 발행되는 일간 ‘캔자스 시티 스타’의 편집국 풍경이다. 이 신문사는 미국의 대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기자 생활을 시작한 신문사로 유서 깊은 신문이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 흑백 사진과 물린 기사에서 캔자스 시티 스타의 편집인이 수십년간 이 신문사가 보도한 인종차별적 기사와 편집 방향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캔자스 시티 스타는 수십년간 신문의 구독자이기도 한 흑인 주민들의 노고와 성취, 인종차별적 보도에 대한 우려를 무시해왔다고 반성문을 썼다. 그럼으로써 캔자스 시티의 흑백 분리 정책이 유지되는데 일조했다며 사죄했다.
이 신문사는 자매지인 ‘캔자스 시티 타임스’의 구체적 인종차별적 보도를 사례로 적시하며 독자들에게 머리를 숙였다. 흑인은 마치 모두 범죄자인 양 편견을 갖도록 흑인 범죄 사건을 보도했다고 과거 오류를 인정했다. 신문사의 발행인이자 편집인인 마이크 패닌은 지면에 게재한 사과문에서 “우리의 사과는 때늦은 것이지만 우리가 저지른 과거의 죄악은 여전히 오늘날에도 울려퍼지고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스타지는 공식 사과문과 그간 보도한 인종차별적 기사 시리즈를 자사 홈페이지에 모두 게시했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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