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자신에 대한 의회의 탄핵 추진이 “엄청난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면서도 “나는 폭력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텍사스주의 멕시코 국경장벽 방문을 위해 백악관을 출발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탄핵 추진에 대해 “정말 터무니없다”며 “정치 역사상 가장 큰 마녀사냥의 연속”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사임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에 대해 자신의 책임이 있느냐는 질문에 “자신의 발언은 완전히 적절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미 대선 결과를 확정하기 위한 상·하원 합동회의 때 자신의 지지자들이 의회에 난입하도록 부추겼다는 ‘내란 선동’ 혐의로 전날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이 발의됐다.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트럼프를 다시 탄핵하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의회 난입 사태는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는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 극우 언론의 합작품”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초유의 의사당 난입 사태를 조장한 것은 뻔뻔한 범죄 행위이기 때문에 의회가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형식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NYT는 탄핵이 미국 여론의 분열을 심화시키고, 트럼프 지지자들을 더 자극뿐 아니라 새로 출범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러나 선거에서 패배했다고 지도자가 정부 전복을 조성한다면 더는 민주공화국이 아니라고 반박하면서 탄핵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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