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 최초로 데뷔전 ‘트리플 더블’
새팀 첫 경기 역대 7번째 대기록
듀랜트, 시즌 최다 42점 ‘환영 인사’
제임스 하든(32)은 미국프로농구(NBA) 현역 최고의 슈팅 가드로 꼽힌다. 덥수룩한 수염에 어슬렁거리는 듯한 움직임이지만 수비수를 따돌리는 스탭백 3점슛은 감탄을 자아낸다. 이런 장점을 바탕으로 그는 2017∼2018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도 뽑혔고 최근 3시즌 연속 득점왕에 오르는 등 전성기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하지만 2020∼20201시즌을 앞두고 하든은 말썽꾼으로 변했다. 직전 시즌까지 8시즌을 몸담았던 휴스턴 로키츠를 떠나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휴스턴에서도 구단에 갑질을 해왔지만 이번 시즌 들어서는 금지된 파티 참석으로 방역 수칙을 대놓고 위반하는 등 아예 정을 떼기 시작했다. 결국 휴스턴은 지난 14일 4각 트레이드를 통해 하든을 브루클린 네츠로 트레이드했다.
하든의 브루클린 이적은 올 시즌 NBA 판도를 바꿀 빅뉴스였다. 기존 케빈 듀랜트와 카이리 어빙에 하든까지 강력한 ‘삼각 편대’가 구축되며 브루클린이 단번에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 기대대로 하든이 이적 첫 경기부터 존재감을 제대로 보여줬다. 하든은 17일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열린 올랜도 매직과의 홈 경기에서 39분47초를 뛰면서 32득점 12리바운드 14어시스트로 ‘트리플 더블’을 기록했다. 오클라호마시티 선더 시절이던 2011∼2012시즌 이후 약 9년 만에 하든과 다시 한 팀에서 뛰게 된 듀랜트도 자신이 올 시즌 한 경기 최다인 42점을 몰아넣으며 환영 인사를 했다. 두 선수의 활약에 힘입어 브루클린은 올랜도를 122-115로 누르고 3연승을 내달렸다.
하든은 브루클린 구단 최초로 데뷔전에서 트리들 더블을 달성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하든은 NBA 역사상 새로운 팀에서 치른 첫 경기에서 트리플 더블을 기록한 7번째 선수가 됐다. 전반에는 득점보다는 동료들을 돕는 데 주력해 2쿼터까지 8득점이 전부였지만 7개의 어시스트를 배달했다. 하지만 3쿼터 들어 하든은 특유의 스텝백 3점슛으로 포문을 여는 등 후반에만 24점을 몰아쳤다. 다만 아직 동료들과 호흡이 부족한 듯 9개의 턴오버가 옥에 티였다.
무엇보다 이날 어빙이 경기에 나서지 않았음에도 하든이 합류한 브루클린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어빙은 ‘개인적인 사유’로 6경기째 결장했다. 이 기간에 어빙이 가족 파티에 참석해 NBA 사무국으로부터 벌금 5만달러 징계를 받았다. 브루클린이 어빙, 하든, 듀랜트의 ‘삼각 편대’를 기용할 첫 경기는 빨라야 19일 밀워키 벅스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송용준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