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리 본즈와 로저 클레멘스는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큰 족적을 남긴 스타들이다. 본즈는 통산 홈런 1위(762개), 볼넷 1위(2558개), 통산 고의볼넷 1위(688개)에 오른 강타자다. 강속구 투수 클레멘스는 통산 다승 9위(354승), 통산 탈삼진 3위(4672개), 통산 투구이닝 16위(4916.2이닝)에 올랐다. 본즈는 7차례 리그 최우수선수(MVP), 클레멘스는 7차례 사이영상을 각각 받았다. 하지만 이들은 은퇴 후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둘 다 이 모든 업적을 스테로이드 등 금지약물을 복용하고 이룬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들의 업적에도 불구하고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외면받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2021년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본즈와 클레멘스가 선두권에 이름을 올려 과연 이번에는 둘 다 명예의 전당에 입회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투표권을 행사한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회원들의 공개된 투표 결과를 추적하는 온라인 사이트 bbhoftrack.com을 보면, 21일 현재 투수 커트 실링이 득표율 74.4%로 1위를 달린다. 그 뒤를 본즈(71.8%)와 클레멘스(71.2%)가 쫓는다. 전체 투표수의 약 40%만 공개된 터라 최종 득표 결과는 언제든 뒤바뀔 수 있지만, 나란히 9번째로 입회에 도전하는 실링, 본즈, 클레멘스가 선두권을 형성하는 사실이 눈에 띈다.
은퇴 후 극우에 가까운 언행으로 자주 구설에 오른 실링은 차치하더라도 본즈와 클레멘스가 BBWAA 회원들의 구원을 받을지가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 BBWAA의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는 한국시간 27일 오전 8시에 공개된다.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려면 득표율 75%를 넘겨야 한다. 본즈와 클레멘스는 이미 8번이나 물을 마셨다. 올해와 내년에도 득표율 75%를 넘기지 못하면 아예 입회 자격이 상실된다.
BBWAA 회원들은 애초에는 둘의 명예의 전당 추천을 단호히 반대했지만, 스테로이드 시대도 메이저리그 역사의 일부였다는 생각에서인지 둘에게 표를 주는 회원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30%대에서 출발한 둘의 득표율은 지난해엔 60%대 초반으로 올라왔다. 다만, 그간 득표율 추이를 보면 올해에도 75%를 넘기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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