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이내 새로운 일정 확정 계획
대표팀 차출 예상보다 더 길어져
KBL, 6월로 연기 대안 찾기 나서
한국 농구 외교력 발휘 여부 관건
김상식(사진)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은 황당한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전 세계가 비상인데도 불구하고 국제농구연맹(FIBA)의 아시아컵 예선 강행 입장 탓에 국내 프로리그가 한창인데도 대표팀을 소집해야 했다. 그런데 대회가 열리기로 한 카타르 도하로 출국을 하루 앞둔 지난 12일 대회가 취소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카타르 당국이 대회 개최를 불허했기 때문이다. FIBA는 열흘 내로 새로운 일정을 확정해 통보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실 프로농구 순위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대표팀을 소집하게 되면서 농구계의 잡음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 FIBA의 갑작스러운 일정 재조정은 더 큰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이미 KBL은 11일 경기 이후 아시아컵 예선 휴식기에 들어갔지만 예선 일정이 다시 밀리게 되면 대표팀에 차출된 선수들의 리그 복귀 시기가 예상보다 더 늦어질 수 있다. 2주 자가격리 기간까지 따지면 자칫 대표팀 차출 선수들의 리그 공백은 한 달이 넘을 수도 있다.
프로구단들은 비상이 걸렸다. 상대적으로 팀 주축 선수가 차출된 구단일수록 속앓이가 심하다.
이러자 결국 KBL이 대안 찾기에 나섰다. 바로 아시아컵 예선을 6월로 연기하는 방안을 FIBA에 제안하겠다는 것이다. 아시아컵 본선은 오는 8월 필리핀에서 열리기에 6월 예선을 치러도 무리가 없다. 특히 6월은 KBL을 비롯해 아시아컵 예선에 참여 중인 많은 국가의 자국 리그도 모두 끝나고 코로나19 백신 접종도 어느 정도 이뤄질 시기다.
다만 올림픽 최종예선 일정 등 조정해야 할 문제는 남아 있다. 현재 남자농구대표팀이 치러야 할 올림픽 최종예선은 6월29일부터 7월4일까지로 예정돼 있다. KBL의 제안은 대한민국 농구협회를 통해 FIBA로 전달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FIBA가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결국 한국 농구의 외교력이 중요해졌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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