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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처벌이 능사는 아니지만…슬프다" 허지웅, 대한체육회 학폭 옹호 발언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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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2-19 11:54:51 수정 : 2021-02-19 11:5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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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겸 방송인 허지웅(41·사진)이 학폭 옹호 논란을 빚은 대한체육회의 발언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허지웅은 19일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며칠 전 학교, 군대, 직장, 그리고 결국 가정으로 수렴하는 닫힌 세계들에 관해 말씀드렸다”고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이 닫힌 세계들은 일종의 섬과 같다”며 “어떤 섬은 잘 굴러가고 또 어떤 섬은 그렇지 않으나 서로 고립되어 있다는 점에서 모두가 섬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어느 섬의 누군가가 고통을 호소할 때 그 절박함을 언뜻 이해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 그러나 이 섬이 내가 아는 세계의 전부인 이들에게 어떤 고통은 죽음과도 같다”며 “섬 밖을 상상할 수 있는 여유와 평정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섬을 관리하는 자들은 이미 오래전에 그런 고통을 겪었거나 목격했지만 그걸 그리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부조리가 아니라 필요악이고 그걸 삼켜서 극복했기에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던 거라 믿기 때문”이라며 “극복한 게 아니라 폭력에 순응하고 방관했던 최초의 순간 섬의 일부가 되었을 뿐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허지웅은 대한체육회가 청소년기 일탈을 두고 평생 체육계 진입을 막는 건 가혹하다는 의견을 밝힌 것에 대해 “과잉처벌이 능사는 아니지만, 우리 사회에서 그간 과잉처벌이 능사가 아니라는 말이 보호했던 게 언제나 과소한 처벌조차 받아본 적이 없는 대상뿐이었다는 사실은 슬프고 무겁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섬들 사이에 다리가 놓이면 더 이상 섬이 아니”라며 “그런 섬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겨낸 게 아니라 일부가 되었을 뿐이라는 걸 깨닫지 못하는 어른들의 섬은 다리가 놓이기 전에 먼저 가라앉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허지웅은 SNS를 통해 군 복무 시절 구타를 당한 적이 있다고 고백, “밖에서 보면 믿을 수 없을 만큼 작은 권력을 가지고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구는 자들의 알량한 폭력에 쉽게 굴복하고 절망하는 이유는 그곳이 갇힌 세계이기 때문이고 갇힌 세계에서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기 어렵다”고 전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자아낸 바 있다.

 

한편 대한체육회는 최근 체육계 학교폭력 문제에 대해 “청소년 학폭 및 가혹 행위는 근절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나, 청소년기에 무심코 저지른 행동에 대해 평생 체육계 진입을 막는 것은 가혹한 부분도 일부 있을 수 있다고 사료된다”고 밝혀 비판을 받았다.

 

경예은 온라인 뉴스 기자 bona@segye.com

사진=허지웅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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