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연합(EU)이 미얀마 군부에 대한 경제 제재에 나섰다. 미국 등은 지난 1일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를 강하게 비난하면서도 직접적인 압박에는 다소 뜸을 들이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반군부 시위로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자 엄포에서 제재로 압박 수위를 높이기 시작했다.
22일(현지시간) AFP통신은 EU회원국 외무장관들이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의를 열고 미얀마 군부를 겨냥한 제재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호세프 보렐 EU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우리는 쿠데타에 책임이 있는 군부와 그들의 경제적 이익을 겨냥해 제재를 가하는데 정치적 합의를 이뤘다”며 “모든 직접적인 재정 지원은 중단될 것”이라고 했다.
EU가 미얀마에 적용해온 무관세 혜택도 차단될 것이란 전망이 있었으나 미얀마 국민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제외됐다.
보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무관세 혜택을 중단하게 되면 미얀마 내 수천개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 여성이 대부분인 섬유 부문 일자리가 특히 그렇다”며 “이는 군부가 아닌 국민에게 해가 될 뿐”이라고 설명했다.
EU는 향후 군부 소유의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제재도 검토할 계획이다.
미 재무부도 이날 성명을 통해 미얀마 쿠데타에 연루된 인사 2명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제재를 받게 된 인사는 미얀마 군 장성인 모민툰, 마웅마웅초다.
미국은 지난 11일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과 소에 윈 부사령관 등 10명에 대하 제재 조치를 내렸다. 이번 추가 제재는 미얀마 군경의 시위대 유혈진압에 대한 대응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성명을 내고 “미국은 시민들의 의지를 억압하고 폭력을 자행하는 세력에 대해 추가 행동에 나서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얀마에서는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군부에 저항하는 시위가 연일 확산하고 있다. 이날도 미얀마 전역에서 쿠데타를 규탄하는 대규모 총파업이 벌어졌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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