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36)는 세계 축구 역사상 첫 손에 꼽히는 불세출의 골잡이로 지난달 21일 이탈리아 슈퍼컵에서 자신의 개인 통산 760번째 득점을 달성했다. 1930~40년대 오스트리아에서 활동했던 요제프 비칸의 759골을 뛰어넘은 기록으로 비록 비공식이긴 하지만 세계 축구 역대 최다 득점자로도 올라섰다.
물론, 엄청난 골 기록만큼 득점왕 경력도 화려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1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 소속으로 3회 득점왕 타이틀을 따냈다.
그런데 지난 2018년 세리에A 유벤투스로 이적하고나서는 번번이 득점 1위 자리를 놓쳤다. 리오넬 메시와 같은 강력한 경쟁자가 있어서도 아니다. 이적 첫 시즌인 2018~2019시즌엔 당시 36세의 노장 파비오 콸리아렐라(38·삼프도리아) 등에 밀려 4위에 그쳤고, 지난 시즌에는 무려 31골을 터뜨렸지만 36골을 만들며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낸 치로 임모빌레(31·라치오)에게 득점왕을 내줬다.
이런 호날두가 2020~2021시즌 세리에A에서 마침내 득점 선두에 올랐다. 그는 23일 이탈리아 토리노 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로토네와의 리그 23라운드 홈 경기에서 두 골을 몰아쳐 팀의 3-0 완승을 이끌었다. 전반 38분 알레스 산드루(31)의 패스를 헤딩슛으로 마무리해 결승골을 작성했고, 전반 추가시간에는 애런 램지(31)의 크로스를 또 한 번 헤딩골로 연결했다.
이로써 리그 17호, 18호골로 로멜루 루카쿠(28·인터밀란·17골)를 누르고 득점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루카쿠를 제외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40·AC밀란), 루이스 무리엘(30·아탈란타) 등 3위 그룹의 14골과는 큰 격차가 있는 상황. 남은 3개월여 시즌동안 자신의 첫 세리에A 득점왕 자리를 놓고 루카쿠와 치열한 경합을 펼치게 됐다.
이날 득점으로 호날두는 유벤투스 유니폼을 입은 이래 세리에A 전 구단 상대 득점에도 성공했다. 그는 2018년 7월 입단 이후 대부분 팀이 꾸준히 득점포를 가동해 왔으나 유독 하위권 팀인 크로토네와의 경기에서는 골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유럽 5대 빅 리그에서 뛰는 동안 골맛을 본 팀의 수는 78개로 늘어났다. 2000년대 들어 그보다 많은 팀을 상대로 골을 넣은 선수는 79개 구단을 상대로 득점한 이브라히모비치 뿐이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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