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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잘 될거야”…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별이 된 19세 ‘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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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3-04 10:00:00 수정 : 2021-03-04 14:2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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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하루에만 38명 숨져… 유엔 “사망자 총 50명 넘어”
美 국무부 대변인 “간담이 서늘하고 끔찍… 추가 제재”
‘에인절’이라는 19세 미얀마 소녀가 3일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 도중 총격으로 사망한 사실을 알리는 페이스북 게시물 모습. 연합뉴스

한국의 태권도에 관심이 있었던 19세 미얀마 소녀가 군부 쿠데타 반대 시위에 나섰다가 머리에 총을 맞고 숨진 사연이 4일 알려지며 한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추모 물결이 일고 있다. 유엔이 3일 하루에만 시민 38명이 군경의 총격으로 사망한 것으로 파악한 가운데 세계 최강대국 미국은 미얀마 군부를 상대로 추가 제재를 검토하고 나섰다. 

 

로이터통신은 ‘에인절’(Angel·천사) 또는 ‘치알 신’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19세 소녀의 사연을 전하며 그가 사망 당시 입고 있던 티셔츠에 적힌 “다 잘 될거야(Everything will be OK)”라는 문구가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고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에인절은 전날 미얀마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 열린 반(反)쿠데타 시위에 참가하기 위해 거리에 나갔다가 머리에 총탄을 맞고 숨졌다. 함께 시위에 나갔다는 친구 미얏 뚜는 “경찰이 총을 쏘기 시작했을 때 에인절은 ‘총에 맞을 수 있으니 앉으라’고 말했다”며 “다른 사람들을 챙기고 보호해줬던 친구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총에 맞아 숨진 에인절이 입고 있었던 까만색 티셔츠에는 하얀 글씨로 “다 잘 될거야”라는 글귀가 큼지막하게 쓰여 있었다. 이 문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중심으로 급속히 퍼지고 있다. SNS에는 조국의 정치적 혼란 탓에 채 피어나지도 못하고 세상을 떠난 19세 소녀를 추모하는 글들이 넘쳐나고 있다.

 

눈길을 끄는 건 에인절이 한국의 국기(國技) 태권도에 관심이 많았다는 점이다. 미얏 뚜는 “태권도 수업에서 에인절을 처음 만났다”고 소개했다. 댄서이기도 했던 에인절은 자신의 SNS에 춤을 추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여러 건 올렸다. 18세가 된 지난해 11월 생애 첫 투표를 하고 난 뒤 찍은 사진도 SNS에 게시돼 있다. 특히 시위에서 죽음까지 각오한 듯 에인절은 SNS에 자신의 혈액형과 비상 연락처, 그리고 ‘시신을 기증해달라’는 메시지까지 남겨놓아 보는 이들을 눈물짓게 한다.

SNS에 올라온 ‘에인절’의 생전 모습. 그가 사망 당시 입었던 티셔츠에 적힌 “다 잘 될거야(Everything will be OK)”라는 문구는 미얀마 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구호가 됐다. 연합뉴스

 

전날 미얀마에서는 하루 동안에만 38명이 숨졌다고 크리스틴 슈래너 버기너 유엔 미얀마 특사가 밝혔다. 이는 지난달 1일 쿠데타 발발 이후 일일 사망자로는 가장 많은 숫자다. 버기너 특사는 기자회견에서 “오늘(3일)은 2월 1일 쿠데타 발생 이후 가장 많은 피를 흘린 날”이라며 “이제 쿠데타 이후 총 사망자가 50명을 넘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얀마에서 진짜 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고도 했다.

 

국제사회는 분노했다. 미국 국무부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은 “문민정부 복귀를 평화적으로 요구하는 버마(미얀마의 옛 이름) 국민에게 자행된 폭력을 목격해 간담이 서늘하고 끔찍하다”고 비판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자국민을 향한 미얀마군의 잔혹한 폭력을 모든 나라가 한목소리로 규탄할 것을 요구한다”며 “미국은 미얀마 군정을 겨냥한 추가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얀마 군부와 친한 것으로 중국을 향해 “유혈 진압을 막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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