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의 쿠데타 저항 시위 전면전에 현지 여성들이 나서면서 여성복의 일종인 ‘타메인’(htamein)이 군부 저지에 적잖은 효과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 출신 미얀마의 한 저널리스트가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게재한 사진에는 시위가 한창인 미얀마 양곤의 어느 골목길에 멈춘 군인들 모습이 담겼다. 이들 근처에는 빨랫줄 묶인 전신주가 섰는데, 자세히 보면 빨랫줄에 여성들의 옷가지 여러 장이 걸려 있는 걸 알 수 있다.
군용 차량 지붕을 타고 올라가 전신주의 빨랫줄을 잘라내려는 군인의 모습으로 미뤄, 이런 상황에 두려움을 느끼는 것 아닌가 하는 추측도 불러일으킨다.
실제로 사진을 공유한 이 저널리스트는 트위터 글에서 “탓마도(미얀마의 군대·tadmadaw)는 여성 혐오증(misogynistic)이 있다”며 “시민들이 요새 인근에 걸어놓은 타메인(htamein)을 걷어내려는 모습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성의 옷가지 아래로 지나가면 불행이 닥친다는 미신이 군인들에게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보는 이 입장에서는 다소 황당하지만, 치마 아래로 지나가면 남성성을 잃는다는 오랜 믿음이 군인들에게 있다고 한다.
이 저널리스트는 추가로 게재한 글에서도 “시민들이 ‘타메인 깃발’(htamein flags)의 행진을 벌이고 있다”면서, 거리에 여성의 속옷과 옷 등을 걸어놓는 여러 사람들 사진을 공개했다.
그러자 시위대를 응원하는 트위터 이용자들은 “이러한 움직임을 미얀마 전체로 퍼뜨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군인들이 사람들을 죽일 수 있는 총기를 갖고서도, 여성복을 무서워해 벌벌 떤다”며 비웃기도 했다.
한편, 현지 여성들의 쿠데타 대항 시위 전면전은 지난 3일 군부에 저항하다 발생한 치알 신의 사망사건으로 더욱 거세지는 분위기다. 군부가 여성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몰아내고 반세기 동안 미얀마 사회를 억눌렀던 가부장적 질서를 부활시키려 하자 여성들의 저항이 더욱 거세진다고도 외신들은 분석한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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