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이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국민의힘 오세훈·박형준 후보한테 시장 후보 자격이 없다고 했다. 오·박 후보 일가는 부동산 투기로 막대한 시세 차익을 누렸다는 의심을 받고 있지만 명쾌한 해명을 내놓지 않은 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 여당 입장이다. 여당은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의 투기 의혹에 대한 해명도 요구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중앙선거대책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오 후보는 일가의 내곡동 부지와 관련해 거짓 해명, 셀프보상 의혹이 확산하는 데 주목하고 과연 서울시장을 할 자격이 있는 후보인지 근본적인 의문에 직면해 있다는 점을 (당 지도부가) 공유했다”고 말했다. 박 후보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혹이 역대 광역단체장 후보 중에서 최고로 많은 ‘역대급 의혹투성이 시장 후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했다. 또 “거짓말로 대응하거나 모르쇠로 대응하는 등 무성의한 자세에 대한 각성이 필요하다”며 “대한민국 제2 도시의 시장 후보가 될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이날 회의에서 당 지도부가 심각하게 받아들인 또 다른 현안은 야당인 국민의힘 소속 선출직 공직자들의 울산 지역 땅 투기 의혹이라고 설명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 울산 남구청장 후보는 구청장으로 재직하던 2015년 2월 본인을 비롯한 4명과 울산 외곽순환도로 건설예정부지를 사들였다”면서 “울산시가 불과 5∼6개월 전인 2014년 11월 노선 발표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외곽순환도로 설계용역을 맡은 모 엔지니어링 추정 직원과 해당 부동산을 공유 취득했다는 의혹까지도 반드시 밝혀내야 할 사안으로 (회의에서) 강조됐다”고 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울산시장을 지낸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과거 울산역 인근 임야를 매입한 점도 거론했다. 그는 “광역단체장 출신으로 현역 의원인 김 의원이 내부정보를 이용해 부동산 투기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 사건으로 간주될 수 있다는 판단도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한테 △KTX 울산역에서 2㎞ 떨어진 곳에 있는 맹지 임야 3만5000평가량을 1998년 사들인 것이 사실인지 △그 시기 울산시 고문변호사로 위촉돼 있던 것이 사실인지 △10년 뒤인 2008년 본인 소유 임야를 지나는 도로 개통이 계획된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등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해당 사건이) LH 부동산 투기 못지않은 대형 부동산 비리 의혹 사건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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