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경의 무차별 총질에 도로 위에 놓인 한 여성의 시신을 수습하는 데에만 한 시간가량이나 걸린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현재 미얀마의 상황이 사실상 ‘킬링필드’가 아니냐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킬링필드(1975∼79년)란 캄보디아를 공산화한 세력이 양민 200만명을 학살한 사건을 일컫는다.
6일(이하 현지시간) 미얀마 나우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4일 밤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텟 텟 윈(19)은 군경 총격으로 숨졌다.
당시 텟 텟 윈과 남편 A씨는 오후 9시쯤 일을 마치고 오토바이를 타고 귀가하고 있었다.
정해진 통행금지 시간이 오후 8시였기 때문에 부부를 발견한 군인들은 A씨에게 멈추라고 외쳤다.
하지만 A씨는 오토바이를 그대로 몰고 지나갔고 이에 군경 중 한 명이 총을 한 발 쐈다.
이 총알은 A씨의 복부를 관통하면서 뒷좌석의 텟 텟 윈까지 타격했다고 한 구급대원은 전했다.
남편은 총을 맞은 채 인근의 병원을 찾았지만 텟 텟 윈은 도로 위로 떨어지고 말았다.
이후 남편은 구급대원들과 함께 현장으로 찾았지만, 군경이 구급대원들에게까지 총을 난사하고 있기 때문에 텟 텟 윈의 시신을 수습하기까지는 거의 한 시간이 걸렸다고 미얀마 나우는 전했다.
한 구급대원은 매체에 “킬링필드(대량학살 현장) 같았다. 그녀를 구할 수 없었고, 시신을 수습하는 것조차 너무 위험했다”며 “군경은 구급대원들이라고 신경을 쓰지 않고, 아무에게나 총을 쏜다”고 상황을 전했다.
구급대원은 텟 텟 윈의 사인이 총상인지, 아니면 오토바이에서 떨어지면서 머리를 심하게 다쳤기 때문인지는 불명확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매체 이라와디도 구급대원들이 현장에 출동했을 때 군경이 그대로 있어 시신을 수습하기까지 어둠 속에 몸을 숨겨야 했다고 전했다.
김찬영 온라인 뉴스 기자 johndoe98@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