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지역구를 둔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대구 중남)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서울시장 투표를 했다”는 글을 올려 지역민들에게 뭇매를 맞고 있다.
곽 의원은 7일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 송파구 장미아파트 경로당에 마련한 제3투표소에서 서울시장 선거 투표를 마쳤다”며 “현재(오전 10시 기준) 서울시장 선거가 낮은 투표율을 기록하고 있어 걱정이 앞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번 서울·부산시장 선거에서 진절머리나는 문재인 정부를 심판해야 한다”면서 “서울의 미래, 부산의 미래, 대한민국의 미래를 포기하지 말아달라. 미래를 바꾸는 힘은 투표에서 나온다”고 적극적인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문제는 곽 의원의 지역구가 서울이 아닌 대구라는 점이다. 재선인 곽 의원은 2016년 총선부터 대구 중·남구에 출마해 각각 60.67%, 67.49%의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 특히 곽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나설 차기 대구시장 후보로도 거론된다. 본인도 지난해 한 포럼에 참석해 ‘출마할 뜻이 있다고 보면 되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보면 된다”고 대답하는 등 사실상 출마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런 곽 의원이 여전히 서울에 주소를 두고 있는 건 부적절한 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재보궐선거의 선거인명부 작성기준일은 지난달 16일이다. 곽 의원이 실제로 투표를 했다면 최소한 지난달까지는 ‘서울특별시민’이었던 셈이다. 지난달 말 공개된 국회 고위공직자 재산내역에 따르면 곽 의원은 본인 명의로 서울 송파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대구 남구의 한 단독주택은 배우자 명의로 보유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건 맞지만 대구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의원이 지역이 아닌 서울에 주소를 두고 있다는 건 분명 문제가 있다”면서 “대구시장 출마까지 생각하고 있었다면 애초에 주소를 옮기는 게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비난했다. 세계일보는 이날 곽 의원에게 관련 입장을 물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
대구=김덕용 기자 kimd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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