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 모니터링 강화·송금 한도제한
근거 없고 기준 불분명… 현장 혼선 가중
정부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이용한 자금세탁 등 불법행위를 막기 위해 특별단속에 나서기로 하면서 가상화폐 거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코인열풍 우려에 정부가 칼을 빼들기는 했지만, 법적 근거가 불분명한 탓에 시장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9일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과 업비트에 따르면 전날 비트코인 가격은 1비트코인당 7000만원 초반까지 급락했다. 지난 17일 7900만원까지 올랐다가 하루 만에 11%가량이 급락한 셈이다. 가상화폐 관련 범정부 차원의 대응 소식이 전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에서도 재무부의 ‘돈세탁 조사’ 루머가 퍼진 뒤 사흘 만에 비트코인 시세가 19.5%, 이더리움 시세는 18% 폭락했다. 터키 정부가 상품·서비스 비용 지불 수단으로 가상화폐의 사용을 공식적으로 금지하는 등 각국정부는 규제 카드를 빼들고 있다.
우리 정부는 지난 16일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가상자산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갖고 오는 6월까지 범정부 차원의 특별단속을 벌이기로 했다. 우선 금융위원회는 가상자산 출금 때 금융회사가 1차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금융정보분석원(FIU)의 불법 의심거래 분석 결과를 수사기관과 세무당국에 신속히 통보하기로 했다. 경찰은 가상자산 불법행위 유형별로 전담부서를 세분화하고 가상자산 추적 프로그램 보급을 늘리는 등 전문성을 강화한다.
시장 과열로 인한 금융 불안을 차단하겠다는 취지지만, 법적 근거가 미약하고 기준이 구체적이지 않은 탓에 금융 현장의 혼선도 예고된다. 금융당국이 뒤늦게 가이드라인(지침) 마련을 검토하면서 은행권은 해외송금 한도를 제한하는 등 일반 자금세탁 등 불법거래를 위한 분산·차명 송금 관련 규제를 동원해 관리에 들어갔다.
김준영·남정훈·이우중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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