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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와르르’… 파랗게 질린 2030

입력 : 2021-04-23 19:00:00 수정 : 2021-04-23 17:4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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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 붕괴’ 비트코인 5000만원대 ↓
하루 새 알트코인도 20∼30% 급락
‘빚투’ 젊은층들 “결국엔 마이너스”
당국, 위험성 경고에 일제히 추락세

“80% 손실을 봐서 팔지도 못하고 있다.”, “저점이라고 생각해 어제 들어갔는데 벌써 30% 마이너스다.”

23일 온라인 가상화폐 토론방 및 오픈채팅방은 피해를 본 투자자들의 하소연으로 가득했다.

비트코인은 물론 다른 주요 가상화폐 가격도 일제히 10∼30%씩 추락하면서 최근 ‘상투’를 잡은 2030세대들은 고꾸라지는 그래프를 보며 발만 동동 굴렀다.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1비트코인이 5660만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전날보다 14.3% 떨어진 것이다. 지난 13일 사상 처음 8000만원을 돌파했던 비트코인은 10일 만에 2500만원 이상 빠져 이날 오전 한때 5500만원대까지 내려갔고, 알트코인도 20∼30% 줄줄이 하락했다.

두 달 전 비트코인에 2000만원을 투자했던 직장인 신모(35)씨는 “올해 1억까지 간다는 전망을 보고 투자했는데 최근 며칠 동안 쭉쭉 빠져 일도 못하고 잠도 못잤다”고 했고, 50대 직장인 박모(53)씨는 “용돈 벌 생각으로 최근 소액을 투자했는데 순식간에 수익률이 -30%를 넘어서 황당했다”고 말했다.

 

온통 파란불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한 23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에서 한 직원이 시세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가상화폐의 대표격인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한때 5000만원대로 급락했고, 일부 알트코인들도 20%대 급락세를 보였다. 서상배 선임기자

이날 가상화폐 폭락은 당분간 조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 속에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제시한 증세 제안, 국내에서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가상화폐 위험성 경고와 거래소 폐지 가능성 발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은 위원장은 지난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가상화폐에 대해 “암호화폐(가상화폐)는 투기성이 강한 내재가치가 없는 가상자산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가상화폐 거래소가 현재 200개가 있지만 9월까지 등록이 되지 않으면 갑자기 폐쇄될 수 있다”고 경고까지 했다.

은 위원장의 발언 등을 빌미로 가상화폐가 폭락하자 정부의 가상화폐 대책 전반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2018년 박상기 법무부장관은 암호화폐를 투기도박에 비유하며 거래소 폐쇄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며 “그렇게 별다른 정책 없이 3년이 지난 지금, 은 위원장은 암호화폐를 인정할 수 없고, 손실 보호도 할 수 없으며, 투자자들이 보호대상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루 거래대금이 20조원을 넘기는 등 가상화폐 시장의 규모가 불어났지만 가상화폐를 외면하는 정부의 태도가 2018년 코인 광풍 및 폭락 사태와 달라진 게 없어 사태를 키웠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의원. 연합뉴스

정부의 안일한 인식이 투자자 피해를 키우고 한국 가상화폐 시장을 외국 투기꾼들의 놀이터로 만들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4월 들어 13일까지 5대 은행의 해외 송금 총액이 9759만7000달러로 지난해 월평균보다 무려 950% 증가했다. 중국 외 국가에 대한 송금액은 같은 기간 43% 줄었다. 성 의원은 “암호화폐 관련 차익거래에 따른 송금액 증가로밖에 설명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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