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비트코인 상승세에 일조했던 테슬라가 올해 1분기(1~3월) 비트코인 매도로 1억100만달러(약 1100억원) 수익을 올렸다. 가격 폭등을 부추겨놓고 비트코인을 팔았다는 비난이 쏟아지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해명 트윗을 게시했다.
26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이날 테슬라가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1분기 2억7200만달러(약 3조원) 규모로 디지털자산(비트코인)을 팔았다. 테슬라는 이 거래로 1억100만달러의 “긍정적인 영향”을 봤다고 밝혔다. 재커리 커크혼 테슬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비트코인은 좋은 결정이라는 게 입증됐다”며 “일상 기업운영에 사용되지 않는 현금 일부를 두고 그에 대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테슬라는 비트코인을 15억달러 규모로 매입했다고 보고했다. 향후 비트코인으로 자사 전기차를 살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실제로 현재 테슬라는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하고 있다. 머스크는 1월 트위터 계정 자기 소개란을 ‘#비트코인(#bitcoin)’으로 변경했다가 삭제했다.
팔로워 5000만명을 거느린 머스크는 트위터를 통해 암호화폐와 관련한 긍정적인 발언을 해왔다. 머스크가 잡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마이너코인) 중 하나였던 도지코인을 거론한 여파로 도지코인은 최고가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처럼 연이은 테슬라발 희소식은 암호화폐 투자열기를 더 뜨겁게 했다. 테슬라가 2월 비트코인에 대한 전향적인 입장을 공식화한 이후 비트코인은 약 60% 올랐다. 이후 4월 6만300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소폭 하락했다.
머스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나는 내 비트코인을 하나도 팔지 않았다”며 “테슬라는 대차대조표에 현금을 보유하는 대안으로 비트코인의 유동성을 입증하기 위해 (비트코인) 보유지분의 10%를 팔았다”고 밝혔다.
1분기 재무제표에 따르면 테슬라는 여전히 13억3000만달러 규모의 디지털자산을 갖고 있다.
채권투자 리서치 회사인 본드앵글 설립자 비키 브라이언은 CNBC에 "비트코인은 논리적으로 통화로서 이점이 없다. 거래에서 현금에 비해 안전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그는 테슬라가 가격 변동이 심한 비트코인을 재무제표에 추가해 재무현황 보고의 정확도를 떨어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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