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이어 나경원 출마 임박
‘강성 보수색채 짙어지나’ 우려
김웅 ‘세대교체론’ 먹힐지 관심
국민의힘이 차기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준비체제에 돌입한 가운데 선거 대진표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당권 레이스가 본격화하면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당 쇄신 문제가 맞물린 ‘도로 한국당’ 논란과 ‘초선 돌풍’ 등 변수도 주요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차기 당권주자 중 유력 후보인 주호영 전 원내대표는 10일 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화한다. ‘양강’으로 꼽히는 나경원 전 의원도 출마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지금까지 조경태·권영세·홍문표·윤영석·조해진·김웅 의원과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최고위원 등이 출마를 공식화했거나 기정사실로 했다. 대진표가 확정되면 후보군 10여명이 각축을 벌일 예정이다.
국민의힘 차기 대표의 앞에는 대선국면 보수 야권의 통합과 이를 통한 외연 확장, 당 혁신 등 이뤄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지만 막상 쇄신을 주도할 주자는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대구가 지역구인 주 전 원내대표 등을 겨냥해 불거졌던 ‘영남당 논란’에 이어 최근엔 ‘도로 한국당’ 논란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2019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당시 원내대표로 대여투쟁에 앞장섰던 나 전 의원이 당권 도전을 공식화한다면 강성 보수 색채가 짙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공교롭게도 황교안 전 대표의 정치 행보 재개 시점과 맞물리면서 당 안팎에선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당이 오히려 과거로 회귀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나 전 의원은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자신을 향한 강성 이미지 비판을 의식한 듯 “황 전 대표하고 엮어서 저를 이야기들 하시던데, 조금은 결이 다르다. (황 전 대표가) 지금은 천천히 계시는 게 좋지 않을까”라며 선을 그었다. 당 안팎에서는 계파 문제 해결과 당 외연 확장 등의 필요성에는 모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결국 마땅한 인물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여기에 ‘초선 대표론’을 내세워 세대교체를 주장하는 김웅 의원이 어느 정도 돌풍을 일으킬지도 또 다른 변수다. 김 의원은 지난 7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찾아가 대표 선거에 앞서 자문을 구했다. 김 전 위원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초선 의원은 당대표를 못하란 법은 없다”고 발언하는 등 김 의원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당을 떠난 뒤에도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김 전 위원장이 김 의원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를 이어갈 경우 김 의원의 돌풍이 거세질 수 있다. 여기에 이 전 최고의원이 김 의원과 단일화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경선과정에서 흥행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전남 순천 출신인 김 의원에게 당내 기반세력이 부족하단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새 지도부 선출에 ‘당심’보단 ‘민심’을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표 경선의 여론조사 비율을 30%에서 50~100%로 늘리자는 주장이다. 이 경우 당원·선거인단 비율은 현재 70%에서 0~50%로 줄어들게 된다. 정권 창출을 위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등 외부인사를 받아들여 외연을 확장하려면 조직 기득권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논리다. 여론조사 룰이 개정되면 당내 조직력을 갖춘 영남권·중진 의원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곽은산 기자 silv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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