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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억울한 옥살이’ 수사 중 극단적 선택한 경찰관에 순직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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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6-10 13:48:47 수정 : 2021-06-10 15: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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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계급 추서… 국립 현충원 안장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을 수사하던 중 격무를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경찰관에게 순직이 인정됐다. 고인은 20년간 무고한 옥살이를 했던 윤성여(54)씨 사건을 맡아 한 달 140시간 넘는 초과근무를 하기도 했다.

 

10일 경기남부경찰청은 2019년 12월19일 수원시의 한 모텔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숨진 광역수사대 소속 박일남(당시 44세) 경위가 이처럼 순직 처리됐다고 밝혔다. 

 

숨진 박 경위는 이춘재 연쇄살인사건 중 경찰의 부실한 수사로 무고한 청년이던 윤성여씨가 범인으로 지목돼 억울한 옥살이를 한 이른바 ‘8차 사건’을 맡아 수사하고 있었다. 윤씨는 박 경위가 숨진 당일 장례식장에 조문을 올 정도로 박 경위를 의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해 11월 재심 청구 기자회견에선 직접 편지를 읽으며 “박 경위께 감사드린다. 희망을 주시고 꼭 일을 해결하겠다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박 경위는 선배 경찰들의 비리를 들춰내야 하는 정신적 스트레스 외에도 월평균 90시간 넘는 초과근무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숨지기 한 달 전인 그해 11월에는 초과근무만 142시간에 달했다. 

 

그는 대중의 이목이 쏠리는 사건을 잇달아 맡으며 수년간 휴식기를 거의 갖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8년 5월에는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의 성폭력 사건을 맡아 수사했고, 같은 해 11월에는 ‘웹하드 카르텔’과 엽기행각으로 알려진 양진호 당시 위디스크 회장 사건을 수사했다.

 

고 박일남 경위

경찰 관계자는 “고인은 어렵고 복잡한 수사 사건을 월평균 90시간 이상의 초과근무를 견디며 수행했고, 사회적 이슈가 집중된 사건에 투입되면서 업무 스트레스가 심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가족에게 신경 쓰지 못했다는 자책감과 더불어 정신적 억제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번 순직 인정에 따라 박 경위는 경감으로 1계급 추서되고 유해는 유족 동의에 따라 국립 현충원에 안장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유족에게 경찰관 사망 시 단체보험에 따라 주어지는 1억여원 외에 순직 특약과 유족보상금 등으로 3억여원이 추가 지급될 예정이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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