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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골’ 메르켈 독일 총리, G7 정상회의 고별 무대

입력 : 2021-06-13 20:06:04 수정 : 2021-06-13 20: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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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번째 협상장에… 대처 전 英총리 넘어서
기후변화·성평등 등 주요 의제로 이끌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AP연합뉴스

11∼13일(현지시간) 영국 콘월에서 열린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는 오랜 세월 협상장을 지킨 ‘터줏대감’의 고별 무대로도 주목을 받았다. 오는 9월 총선이 치러지면 16년 임기를 마치고 물러날 앙겔라 메르켈(67·사진) 독일 총리가 주인공이다.

2005년 11월 첫 임기를 시작한 메르켈은 이듬해 러시아에서 ‘선진국 모임’인 G8(주요 8개국) 무대에 데뷔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새로운 참가자를 환영하는 어깨 안마를 받았다. 4연임에 성공한 그는 2014년 크림반도 병합으로 러시아가 퇴출돼 도로 G7이 된 뒤에도 계속 회의장을 지켜 1979∼1990년 G7 회의 일원이었던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기록을 깼다. 코로나19 위기로 회의가 취소된 지난해를 빼고 15번째 참석인 이번 정상회의가 메르켈의 마지막 G7이다.

메르켈은 그간 자신의 영향력과 협상 의지를 바탕으로 기후변화, 지속가능성, 성 평등 등을 G7 주요 의제로 끌어올렸다고 뉴욕타임스(NYT)는 평가했다. 특히 2007년 G7에서 석유 사업가 출신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기후변화가 세계적 위협이란 점에 동의를 얻어내고, 2015년 G7에서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 40∼70% 감축’ 결의를 이끌어 2016년 파리협약의 토대를 마련한 점은 메르켈 G7 외교의 백미로 꼽힌다. 메르켈은 또 서방과 수시로 갈등을 빚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동맹국과 다자주의를 경시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맞서는 1인 방화벽 역할도 수행했다고 NYT는 전했다.

메르켈은 이번 콘월 회의에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오는 1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미·러 정상회담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고,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천연가스관 사업 ‘노르트 스트림 2’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러시아에 대한 유럽의 에너지 의존도가 커질 것을 우려해 미국이 반대한 이 사업에 대해 메르켈은 “미국과 협상 중이며, 협상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16년 전과 비교해 달라지지 않은 것은 메르켈이 G7의 유일한 여성 정상이란 점이다. G7에 참가한 선출직 여성이 2명 이상이었던 해는 테리사 메이 전 영국 총리 시절인 2017, 2018년뿐이다. NYT는 난민 위기, 우크라이나 사태 등을 헤쳐나가며 유럽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던 신뢰와 끈기, 타협의 정치인 메르켈의 부재가 앞으로 G7의 가장 중대한 변화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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