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당내 후보 자신감 키워야”
유승민·원희룡·하태경 출마 채비
윤석열·안철수·홍준표 영입 추진
‘7월 말∼8월 초’ 입당 원칙 고수
‘당 밖 유력주자와 당내 군소후보….’
야권의 대선주자 지형도다.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한 보수 야권의 대선주자 지형은 압도적 1위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근근이 한 자릿수 지지율을 유지하는 다른 주자들 간 극심한 양극화다. 지난 6·11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중진들은 외부 통합을, 이준석 대표는 자강론을 강조하며 다른 해법을 내놨다.
결국 이 대표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총사령탑을 맡으면서 국민의힘은 자강에 힘을 쏟게 됐다. 그는 지난 11일 취임 일성으로 “우리 당내 대선 주자군이 더 풍성해질 거라 본다. 당 대선주자들이 자신감을 갖도록 하는 게 1번 과제”라고 밝혔다.
현재 야권의 변화 가능성과 역동성은 여권보다 훨씬 큰 상황이다. 여권 1위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숱한 검증과 시련을 겪으며 지지율을 다져온 반면, 윤 전 총장 검증은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다. 이 대표가 자강론에 무게를 실은 것도 정국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측면이 크다.
그는 ‘외부 주자와 통합에 매달리기보다는 매력적인 정당을 만들어 인재를 끌어들여야 한다’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철학을 지지하는 당내 소장파 중 하나다. 이 대표는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김 전 위원장과 관련해 “당 대선후보가 정해지면 후보와 상의해 그분을 당에 모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윤 전 총장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무소속 홍준표 의원과 통합을 추진하면서도 당내 일정을 당헌·당규에 규정된 대로 진행할 전망이다. 이 대표는 홍 의원의 복당 문제에는 찬성 입장을 밝혔고, 국민의당과 합당 문제는 그간 안 대표와 신뢰관계를 쌓은 주호영 의원에게 맡기겠다고 말했다. 홍 의원과 안 대표 모두 우여곡절을 거쳐 국민의힘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 홍 의원과 안 대표 모두 야권 유력 대선 후보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의 입당을 고려해 경선 일정을 변경하는 방안에 반대하며 ‘버스 정시론’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하려면 7월 말~8월 초에는 입당해야 한다.
최재형 감사원장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도 외부 주자로 거론되지만, 정치 경험이 없는 데다 윤 전 총장만큼 주목도가 높지 않은 만큼 힘들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당 일각에선 ‘최후의 보루’로서 숱한 검증을 통해 실력과 외연 확장성을 인정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을 소환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현재로선 이재명 대 윤석열 구도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윤 전 총장이 검증을 잘 통과할지에 대한 걱정과 우려도 크다”며 “윤 전 총장 지지율 대부분이 정권심판 정서인 만큼 그의 낙마를 대비해 준비 중인 주자들이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다음 달 초 대선 캠프를 띄우고 비전을 발표할 예정이다.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하태경 의원의 대선 출마 공식 선언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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