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2차예선 UAE戰 2-3 패했지만
3골 뒤지다 후반 막판 추격골 뒷심
조 2위로 진출… 동남아國 중 유일
‘박항서 매직’은 동남아시아 축구를 이야기할 때 이제 빼놓을 수 없는 표현이 됐다. 박 감독이 베트남 대표팀과 23세 이하 대표팀(U-23)을 끌고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아시안게임, 아시안컵 등에서 놀라운 결과를 만든 덕분이다. 그가 해낸 성과 중 상당 부분에 ‘베트남 축구 역사상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이런 박 감독이 또 한번 ‘박항서 매직’을 발휘했다.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16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자벨 스타디움에서 끝난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G조 결과에 따라 사상 최초로 최종 예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쉽지는 않았다. 베트남은 이날 비기기만 해도 조 1위로 최종예선 직행 티켓을 따낼 수 있었지만 홈팀 UAE와 최종전을 남긴 데다가 마침 팀을 이끄는 박 감독이 경고 누적으로 벤치에 앉을 수 없었다. 수장을 잃은 베트남은 UAE의 맹공에 후반 초반까지 0-3으로 뒤지기까지 했다. 후반 40분과 45분 추격골을 연이어 터뜨렸지만 끝내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이 패배로 베트남은 승점 17(5승 2무 1패)로 2차 예선을 마치면서 UAE(승점 18)에 G조 1위 자리를 내주며 2위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조 2위 중 상위 5개팀에 주어지는 ‘와일드카드’를 확보했다.
북한의 불참 선언으로 2차 예선에서는 H조를 제외한 나머지 조의 2위 성적을 산정할 때 최하위 팀과 결과를 제외한 ‘보정 승점’을 비교한다. 베트남은 G조 최하위 인도네시아에 거둔 2승을 뺀 승점이 11점(골득실+2)으로 보정 승점에서 중국(승점 13점), 오만(승점 12점), 이라크(승점 11점·골득실+3)에 이어 4번째를 차지했다. 레바논(승점 10·골득실+3)이 최종예선 막차를 탔다. 이로써 이번 2차 예선에 나선 필리핀, 인도네시아, 미얀마, 태국 등 동남아 국가 중 유일하게 최종예선 기회를 얻게 됐다. 베트남 역사상 처음으로 이 지역 축구 역사를 또 한 번 새로 썼다.
베트남은 이 여세를 몰아 최종예선에서 아시아 축구강국에 도전한다. 베트남이 한국과 한 조가 될 가능성도 있다. AFC는 다음달 1일 최종예선에 진출한 12개 팀을 두 개 조로 나누는 조 추첨을 실시한다.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가장 앞서는 일본과 이란이 시드를 받을 예정인 가운데 베트남이 조추첨 결과에 따라 한국과 같은 조에 편성될 경우 벤투호와 박항서호가 월드컵 티켓을 놓고 맞붙는 장면도 볼 수 있게 된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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