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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약자도 다양한 직무 기회 누려야” [차 한잔 나누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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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7-05 06:00:00 수정 : 2021-07-04 20: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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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기반 사회적 기업 ‘테스트웍스’ 윤석원 대표

AI 학습 데이터 구축 서비스 제공
3명 중 1명 장애인 등 취약층 고용

경쟁사 달리 ‘사용성 편리’ 평가
“조직 다양성이 곧 고품질 원동력
규모 커져도 ‘포용성’ 지켜낼 것”
4일 서울 송파구 테스트웍스 사무실에서 윤석원 대표가 다양성과 공정한 기회를 중시하는 경영철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남제현 선임기자

“누구에게나 개인의 장점과 특성에 맞는 일을 찾을 기회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장애인 등 특정 집단을 그런 기회로부터 자꾸 배제하는 메커니즘을 가진 게 아닌가 늘 생각했습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셋 구축 기업인 ‘테스트웍스’를 설립한 윤석원(49) 대표는 4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적 약자의 고용률을 높여야 하는 이유로 ‘공정성’과 ‘포용’을 들었다. 사회적 약자에게도 원하는 분야에서 성장할 다양한 직무 기회를 공정하게 제공해야 하고 동등한 사회 구성원으로 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테스트웍스는 전체 직원 중 취업 취약계층 비율이 30%에 달한다. 다양성을 추구하며 사회적 약자에게 공정한 취업 기회를 제공하다 보니 직원 3명 중 1명이 장애인과 경력단절여성, 고령 노동자다. 2015년 설립된 이 회사는 정보기술(IT) 기반 사회적 기업이다.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을 위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보통 사회적 가치를 우선하는 기업은 수익성이 낮으리란 선입견이 있지만 테스트웍스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설립 첫해 한 자릿수였던 직원 수가 5년여 만에 150명으로 급증할 만큼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윤 대표는 “누구나 사고를 당할 수도 있고 아프거나 쉬어야 할 일이 생길 수도 있다. 누구든 사회적 약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 공정한 성장 기회가 주어지는지, 동등한 사회 구성원으로 포용되는지는 모두에게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단순히 ‘지금 나는 직장이 있으니까 상관없다’고 생각할 일이 아니다”라며 “사회적 약자의 일자리를 단순업무로 국한하지 말고 적성에 맞는 분야를 찾아 성장할 기회를 줄 방법을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사 이름인 테스트웍스는 ‘무한의 가능성을 테스트한다’는 의미를, 로고의 빨간 문 모양은 IT 소셜벤처로서 ‘두 마리 토끼’를 좇는 회사의 특성을 담고 있다. 고객사의 AI 제품이 난관을 뚫고 시장 문을 열고 나올 수 있게 데이터 솔루션으로 돕는다는 뜻과 함께 일하기 어려운 환경에 놓인 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스스로 갇혀 있던 자기 안의 세상에서 문을 열고 나올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창업 전 미국 실리콘밸리의 벤처 스타트업과 삼성전자, 마이크로소프트 등에서 일한 윤 대표는 AI 분야에서 미래를 보고 테스트웍스를 설립했다. AI·데이터 업계에서 흔치 않은 사회적 기업을 만든 데는 사회적 가치에 대한 관심과 다양성을 향한 신념이 큰 영향을 미쳤다.

윤 대표는 “AI 등 과학 기술 분야에서는 창의력의 기반이 되는 다양성이 특히 중요하다”며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이 IT분야에서 일하면 전문성이 떨어질 거라는 우려가 있지만 실제로는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성장 기회를 주면 비장애인보다 오히려 더 높은 집중력과 전문성을 보여줄 뿐 아니라 다양성에서 오는 장점이 많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조직의 다양성이 고품질 서비스를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인적 구성의 다양성이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게 해 자연스럽게 품질 경쟁에서의 장점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경쟁 데이터 가공 도구들이 많지만 테스트웍스 제품이 유달리 사용하기 편하다는 평가를 듣는 것 역시 조직의 다양성에서 기인한다. 장애인이나 시니어 직원 등 다양한 특성을 가진 모두가 잘 다룰 수 있도록 사용 편의성을 중시해 제품을 만들기 때문이라는 게 윤 대표의 설명이다.

최근 개선해 선보인 데이터 가공·관리 자동화 솔루션 ‘블랙올리브’ 역시 품질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대규모 국가 과제들을 맡아 하루에 수 테라바이트에 달하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며 겪은 시행착오가 오히려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다양성에 기반을 둔 창의적 솔루션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프로젝트에 적합한 더 나은 데이터 가공 도구를 만들 수 있었다.

다음 성장목표로 윤 대표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꼽았다. 윤 대표는 “고객사들에 더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시야를 넓혀 미국·유럽 등지로도 진출할 계획”이라며 “기술적 전문성을 높이고 엣지AI(수집되는 순간 데이터 선택과 가공까지 이뤄지는 스마트 AI기술) 등 발전된 솔루션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에서 장애인 직원 고용을 단기간에 이렇게 많이 한 IT기업은 없을 것”이라며 “우리가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도 글로벌하게 확산하길 희망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조직 운영 계획에 관해 묻자 윤 대표는 “조직 규모가 커져도 공정성과 포용성의 가치를 계속 지켜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사회적 약자들을 진짜 구성원으로 인정하고 포용하고 있나, 공정한 기회를 주고 있나 하는 화두를 계속 던지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우리 같은 회사가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받을 수 있게 잘 커나가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낀다”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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