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중독 등 질환이 있는 노부부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30일 연합뉴스와 서울 도봉구청 등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후 1시37분쯤 도봉구 방학동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A(87)씨와 B(76)씨가 숨진 채로 발견됐다.
누수 문제를 살피러 방문했다가 창문 너머 부부 모습이 이상하다고 판단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시신을 발견했다.
부부가 살던 곳은 노숙인 등 사회 취약계층을 위한 LH의 매입임대주택으로, 경향신문은 부부가 2013년 이곳에 전입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기초생활 수급자인 이들 부부는 남편이 알코올 중독, 부인이 조현병 등이 각각 있어서 그동안 지역사회가 관심을 갖고 살펴왔다.
구청과 주민센터 담당 직원이 주기적으로 부부를 찾았고, 지난 25일에도 A씨 부부 집을 방문해 이들의 안부를 확인했다고 도봉구 관계자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밝혔다.
부부가 먹을 수 있게 영양죽도 주기적으로 배달됐다.
이런 가운데 A씨 부부는 당국의 복지 지원을 거절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A씨 부부가 당국의 모든 도움을 거절했는지 아니면 일부만 거부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당뇨가 있던 A씨가 치료 권유를 거절하거나, 정부 지원금 일부를 술 사는 데 썼다는 정도만 알려져 있다.
구청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에 “(숨진 부부가) 받은 연금은 술을 사는 데 주로 썼고, 복지사가 찾아와도 문을 열어주지 않고 돌려보내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복지 서비스를 스스로 거부하는 경우 법적으로 강제할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부검에서는 이들이 범죄에 희생되거나 사고를 당해 숨진 것으로 의심할만한 이유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으며, 장례도 곧 치러질 예정이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