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 가장 서쪽 섬 백령도가 밀려드는 중국산 쓰레기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산둥반도와 약 200㎞ 떨어진 백령도는 몽골·중국발(發) 황사와 미세 먼지로 국내에서 가장 먼저 농도가 높아지는 곳이다. 그러나 백령도는 몽골과 중국발 미세 먼지를 거쳐 지난 3년간 해안 쓰레기의 90% 이상의 ‘중국산’ 쓰레기로 쌓이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주민 98명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주 2~3회씩 청소에 나섰다. 그러나 몰려드는 쓰레기는 여전히 감당이 어려워 군에서도 힘을 보탰다. 백령도에 주둔한 해병대 6여단 소속 장병 180여 명은 지난달 주요 해안에서 정화 활동을 벌였다. 해병대 관계자는 17일 조선일보에 사흘간 해안에서 주운 쓰레기가 8t에 달했다며 부피가 커서 2.5t 트럭으로 30번을 날랐다고 전했다.
해양환경정보포털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1년 상반기까지 백령도 해안 쓰레기 중 외국발 쓰레기는 70% 수준에 달했다. 일본이나 북한발 쓰레기도 간혹 있지만 95% 이상이 황하·양쯔강 하류나 중국 어선에서 버려진 쓰레기로 추정됐다.
지난 4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는 연구 발표를 통해 중국이 연간 7만700t의 플라스틱을 바다로 배출한다고 전했다.
특히 바닷물에 뜨는 가벼운 플라스틱은 편서풍과 그에 따른 표층 해류를 타고 동남쪽 방향으로 떠내려 올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달 미 항공우주국(NASA)의 기상 관측용 인공위성에는 양쯔강 하류의 미세 플라스틱(직경 5㎜ 미만)이 해류에 실려 한국과 일본으로 흘러드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또한 당국은 백령도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조업하는 불법 중국 어선이 투기한 쓰레기도 상당수 밀려오는 것으로 파악했다. 한·중 어업 협정선을 침범해 꽃게·새우 어장을 빼앗는 것도 모자라 쓰레기까지 투기하는 것이다.
정부는 중국 측에 해양 쓰레기 피해 현황을 알리며 협의를 요청하고 있으나 현재 뚜렷한 조처는 나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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