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19일 연내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법안 처리를 당 지도부에 공동 건의하자던 이낙연 예비 후보의 유튜브 방송에 “무슨 이유로 이런 방송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추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총리와 당 대표 시절 검찰개혁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심지어 개혁입법 약속을 저버린 무책임한 태도에 대해 ‘면피해 보겠다’는 속내는 명백해 보인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두 얼굴의 이낙연 후보님’이라는 표현도 썼다.
이어 “자신이 당 대표일 때는 미적거리다가, 후보가 되어서는 검찰개혁 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자 참 의아했다”며 “지난 TV토론에서 뜻이 그러하시다면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지금 하시죠’라고 제안을 드렸더니, 이제 와서 당 지도부에 건의하자고 핑퐁을 치느냐”고 물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18일 유튜브 채널 ‘이낙연TV’에서 김종민 의원과 검찰개혁을 주제로 토론하며, 다른 대권 주자들에게 연내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법안을 처리하도록 지도부에 공동 건의하자는 메시지를 던졌다.
이 후보는 “우리 후보 모두가 연내에 수사·기소권 완전 분리의 제도적 처리에 합의하고, 그걸 지도부에 건의하는 절차를 밟았으면 좋겠다”며 “지도부도 같은 생각을 갖고 정기국회 안에 수사·기소 완전 분리 법안을 처리하자는 결단을 내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적거리고 올해를 넘기면 수사·기소 분리는 요원해 질 가능성이 있다”며 “쇠뿔도 단김에 뺀다고 지금 했으면 좋다는 생각으로, 후보들이 마음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함께 출연한 김 의원은 수사·기소 분리 관련 주자들 입장과 관련 “유일하게 이재명 후보가 문제로, 심각하다”며 “인터뷰를 보니 수사·기소 분리가 시기상조라고 한다”고 언급했다. 이 전 대표 등 전임 지도부가 검찰개혁에 미온적이었다고 비판한 추 전 장관을 향해서는 “지난 지도부에 문제가 있다고 하면 섭섭하다”며 “당론 수준으로 만든 걸 추 전 장관은 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추 전 장관은 19일 글에서 “제가 김종민 의원과 검찰개혁 과정에서 많이 상의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 와서 그것이 이낙연 당 대표의 뜻이었다고 밝힌 점에 대해서는 대단히 실망스럽고 배신감까지 느낀다”며 “정치를 그렇게까지 해야 하느냐”고 날을 세웠다.
국민과 역사를 속이려 들지 말라며 이 후보를 겨냥한 뒤에는 “이제 와서 비루한 변명보다 더 구차한 사실 왜곡으로 책임을 면피하려 하느냐”고도 쏘아붙였다.
‘검·언·정’ 카르텔에 맞서 검찰개혁 전선에 섰을 때 과연 이 전 대표가 자신을 든든하게 뒷받침 해줬느냐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항명을 ‘추-윤 갈등’이라는 프레임에 가둬 장관이 국정운영에 부담을 준다는 태도로 일관하지 않았느냐고도 물었다.
나아가 “‘당의 요구’라는 이름으로 검찰개혁에 매진하던 장관의 퇴진을 청와대에 압박하지 않으셨느냐”면서 “도대체 무엇이 두려웠느냐” 등의 질문도 던졌다.
추 전 장관은 이 전 대표가 ‘면피성 끝장토론’에서 벗어나 캠프 소속 다른 의원들에게 입법촉구 서명을 받고, 이를 근거로 이재명 등 다른 후보에게도 동참을 요구해야 한다고 적극적인 움직임을 촉구했다. 그리고는 “행동으로 실천으로 보여줘야 진정성을 믿을 수 있다”며 “그동안 이낙연 후보에게 속아만 살아온 제가 진언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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