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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수송기 카불공항에 갔지만, 희망자 도착 못 해 ‘실패’…韓 도운 아프간인 378명 인천 도착

입력 : 2021-08-26 18:04:05 수정 : 2021-08-26 18: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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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대변인 “우리는 일본인을 보호한다” 일본인 대피하지 말 것을 촉구
일본 사이타마현 이루마 공군기지에서 이륙 준비를 하는 C-2 수송기 모습. AFP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된 일본 자위대 수송기가25일 밤 카불 공항에 착륙했지만, 대피 희망자가 공항에 도착하지 못해 수송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26일 NHK가 보도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간에 남아 있는 일본인과 현지 일본대사관과 일본국제협력기구(JICA)에서 근무한 아프간 직원 등을 대피시키기 위해 항공자위대 소속 C-2 수송기 1대와 C-130 수송기 2대를 지난 23~24일 파키스탄으로 파견했다.

 

가장 먼저 C-2 수송기가 전날 밤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카불 공항으로 향했지만, 정작 대피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공항에 도착하지 못한 것이다.

 

일본 정부는 대피 희망자에게 자력으로 공항까지 이동하라고 요청했지만, 현지의 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공항 접근이 어려운 사람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NHK는 전했다.

 

자위대는 이날도 파키스탄에 거점을 마련한 C-2와 C-130 수송기를 계속 카불 공항에 보내 대피 희망자 이송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 주둔 미군의 철수 시한이 이달 31일까지여서 시간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탈레반은 일본 민영 방송인 후지뉴스네트워크(FNN)와의 인터뷰에서일본이 파견한 자위대의 조기 철수를 요구했다.

 

26일 FNN에 따르면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우리는 일본인을 보호한다”며 아프간에 있는 일본인 등이 대피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그는 또한 “(일본과) 우호적이고 좋은 외교관계를 맺고 싶다”면서도 “군의 주둔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국내 이송이 결정된 아프가니스탄인들이 25일(현지시간) 카불 공항에서 공군 C-130J '슈퍼 허큘리스' 수송기에 탑승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공군 제공

 

한편 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 대사관 등 정부·기관 관련 업무에 관여했던 현지인과 가족 등 378명이 26일 오후 우리나라 땅을 밟았다.

 

이들 아프간 현지인 조력자와 가족들은 이날 오전 4시53분쯤 우리 공군의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 ‘시그너스’를 타고 경유지인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를 출발해 11시간 넘는 비행 끝에 오후 4시24분쯤 인천국제공항에 안착했다.

 

외교부 등에 따르면 이날 입국한 아프간인 대부분은 그동안 현지 우리 대사관과 코이카(KOICA) 사무소, 그리고 2011~14년 우리 정부가 운영한 아프간 지방재건팀(RPT) 및 현지 한국병원·직업훈련원에서 함께 일했거나 관련 업무를 도왔던 직원과 그 가족들이다.

 

직업별로는 의료와 정보기술(IT)·통역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전문 인력이 상당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아프간을 재장악하면서 신변위협을 느껴 현지 우리 대사관 측에 도움을 요청했고, 이에 우리 정부는 인도적 지원 차원에서 이들을 국내로 데려오기 위해 지난 23일 KC-330을 비롯한 공군 수송기 3대를 아프간 인접국인 파키스탄으로 급파했다.

 

1990년대 아프간을 통치했던 탈레반은 2001년 미국발 ‘테러와의 전쟁’ 및 2002년 과도정부 수립을 계기로 몰락했었지만, 최근 미군의 아프간 철군에 따라 아프간을 다시 장악하면서 “그동안 미국 등 서방국가에 협조했던 사람들을 색출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 외신들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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