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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포인트 사태 보름째… 미숙한 대처가 논란 키웠다

입력 : 2021-08-28 13:00:00 수정 : 2021-08-28 11:3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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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 고객들에게 자체 환불 진행키로
머지플러스, 중복 피하기 위해 “일시 환불 중단”
환불 액수·인원 비공개에 환불 의지 의구심도
지난 25일 서울 영등포구 머지플러스 본사에서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 수사관들이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는 '머지포인트'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들고나오고 있다. 뉴시스

머지포인트 사태가 불거진 지 보름이 지났지만 여전히 혼란은 수습되지 않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11번가가 지난 26일 자사 채널을 통해 머지포인트를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자체적으로 환불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가 환불을 돌연 중단했다.

 

이날 머지플러스는 공지를 통해 “특정 판매 채널에서 자체 환불이 이뤄지고 있는 이슈가 파악돼 내부 확인 중”이라며 “판매 채널을 통해 환불된 상세 내용이 사전에 머지포인트와 협의가 완료되지 않는 경우 중복 환불 등을 포함한 추가적인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머지플러스와 11번가가 각각 환불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특정 고객이 양사로부터 중복 환불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11번가는 이용자의 실제 머지포인트 잔액 여부와 무관하게 자사에서 판매된 금액을 기준으로 환불을 진행한다는 방침이기 때문이다. 11번가로부터 판매 대금을 받아야 할 머지플러스 입장에서는 곤란한 일이다.

 

머지플러스는 “판매 채널과 정확한 내역을 확인한 후 환불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며 “각 판매 채널사와 빠른 협의를 통해 정책을 재정리해 신속히 환불을 재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환불 의지에 의구심 지속…“보여주기식 아니냐” 반발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머지플러스의 환불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11번가의 자체 환불을 핑계로 환불을 아예 종료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머지플러스가 환불을 진행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계획이나 경과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태 초반에도 회사측이 극소수 이용자들에게만 환불을 해줘 ‘보여주기식’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머지플러스 측은 “중단 이전까지 정상적으로 환불이 진행됐다”는 입장이다. 실제로는 외부의 예상 규모보다 환불이 진행된 금액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환불을 대기하고 있는 전체 수요에 비하면 여전히 적은 비중이어서, 불필요한 오해를 일으키지 않기 위해 환불을 마친 금액이나 인원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권남희 대표 등 머지플러스 경영진이 수차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정상화 의지를 피력했지만, 머지플러스를 둘러싼 의혹과 소문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회사가 자초한 측면도 있다. 회사의 미숙한 사후 대처와 제한적인 정보 공개가 오해를 키운 것이다.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 본사 모습. 뉴스1

◆미숙한 사후 대처가 오해 키워…“정보 공개로 신뢰 유지해야”

 

포인트 판매 중단 직후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의 게시물을 지우는 방식으로 대응한 것이 대표적이다. 권보군 CSO(최고운영책임자)는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부정적인 댓글이 쌓이는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라서 정지하자고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오히려 ‘먹튀’ 의심을 부추기는 계기가 됐다.

 

사무실 점거 사태 역시 마찬가지다. 12일 사무실을 찾아온 일부 고객들에게 일정 비율의 금액을 먼저 환불해주겠다는 합의서를 써준 게 발단이 됐다. 이 사실을 뒤늦게 전해 들은 수백명의 고객들이 한 번에 서울 영등포구 본사에 몰려들면서 업무가 마비됐다. 직원 폭행과 사무실 비품 절도 등의 논란까지 생겼다.

 

머지플러스는 이번 사태가 터지고 난 뒤 외부 PR 대행사와 계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PR 업계에서는 머지플러스가 외형에 비해 위기대응 능력이 굉장히 낮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 정도로 상황이 심각한 경우 회사의 입장을 잘 정리해야 한다”며 “잘못을 인정하고, 사실에 따라서 가능한 한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해야 소비자들과의 신뢰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백준무 기자 jm10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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