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모더나 백신이 화이자 백신보다 항체 생성 수준이 높고 항체 지속 기간이 길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됐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이 같은 연구 결과가 모더나 백신이 화이자 백신보다 뛰어나다고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미국의학협회지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모더나 접종을 끝낸 벨기에 보건 종사자 그룹이 화이자를 맞은 그룹보다 항체 생성 수준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버지니아대의 연구에서도 모더나 백신이 화이자 백신보다 2차 접종 뒤 항체 생성 수준이 약 5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최고 의료 기관 중 하나인 메이오클리닉의 연구에서도 모더나는 화이자에 비해 돌파 감염 위험이 약 60% 낮았다.
그러나 학계는 이 같은 개별 연구 결과에 그다지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두 백신을 맞은 그룹 간 비교가 가능하냐는 의문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바이러스학자인 존 무어 코넬대 교수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에 모든 연구가 특정 임상 조건 밖에서 모아진 소위 “현실 세계의 증거”에 기반하고 있기에 각 백신을 접종한 집단이 누구였는지 등 세부적인 요인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논란의 연구에 대해 “사과와 사과를 비교한 것인지 아니면 중간에 오렌지 한두 알이 섞여있는지 모른다”고 비유하며 “지금까지 우리가 본 어떤 것도 두 백신의 차이를 말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감염병 전문가인 폴 헌터 이스트앵글리아대 교수도 FT에 연구 결과가 “우연”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버지니아대의 연구에서 나타난 두 백신의 결과 차이는 화이자를 접종한 50대 이상의 뒤떨어지는 항체 생성 수준으로 인해 발생했다. 메이오클리닉의 연구는 화이자 백신이 모더나보다 일찍 배포됐기 때문에 취약층이 더 많이 맞았단 점에 영향을 받는다.
또 대부분의 연구가 항체 생성 수준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이는 면역 효과를 전부 설명하지 못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폴 버튼 모더나 최고의료책임자는 “우리는 여전히 코로나19를 막을 수 있는 항체 생성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모른다”고 언급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항체가 면역 효과를 구성하는 일부분인 건 맞지만 장기간에 걸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보도했다.
백신을 맞으면 비교적 짧게 지속되는 항체와 함께 장기간에 걸쳐 면역 효과에 관여하는 T세포와 기억B세포도 활성화된다. 이는 변이 바이러스를 막는 항체를 만들고 중증을 막는 역할을 하지만 항체에 비해 실험실에서 측정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부스터샷(추가 접종)의 도입으로 여전히 전세계적으로 백신 공급량이 부족한 가운데 시장은 현재 두 백신의 차이가 유의미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국제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의 애널리스트인 조 월튼은 면역 효과에 있어 여러 백신 간 차이를 결론짓거나 시장에 미칠 영향을 평가하기에 아직 이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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