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영보이스에 1-2 역전패
F조 최약제에 덜미 16강 ‘빨간불’
대회 최다골·최다출전 타이 빛바래
연습 슈팅에 여성 진행요원 맞아
경기 끝난 뒤 자신의 유니폼 선물
15일 스위스 베른의 슈타디온 방크도르프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영보이스의 2021∼2022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F조 1차전은 경기 시작 전부터 수많은 팬들의 시선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6)에게 향해 있었다. 통산 134골로 이 대회 역대 최다골을 기록하며 ‘UCL의 사나이’로도 불리는 그가 친정팀인 맨유 유니폼을 12년여 만에 입고 경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또한, 177번째 UCL 경기에 나서 이케르 카시야스(은퇴)와 대회 최다 출전 타이기록을 쓰는 날이기도 했다.
그런데 경기 시작 휘슬도 불리기 전 호날두의 주변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몸을 풀던 호날두가 날린 슈팅 하나가 골대를 크게 벗어나 여성 경기진행요원을 맞춘 것. 강한 슈팅에 직격당한 진행요원은 그대로 쓰려져 응급 치료를 받았다. 다행히 상태를 확인한 결과 건강에 이상은 없었지만 호날두는 급하게 달려가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진행요원이 정말 괜찮은지 한동안 지켜봤다.
다소 어수선한 상황에서 경기가 시작됐지만 호날두는 전반 13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리며 특유의 스타성을 뽐냈다.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왼쪽 측면에서 골문 앞으로 넘겨준 볼을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해 자신의 이 대회 통산 135호골을 만들어냈다. 이 부문 2위인 라이벌 리오넬 메시(120골·파리 생제르맹)와의 차이도 15골까지 벌렸다.
그러나 이 득점은 결승골이 되지 못했다. 맨유는 전반 35분 측면 수비수 에런 완비사카가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해 수적 열세 속에 후반 21분 무미 은가말루에게 동점골을 내줬고, 후반 추가시간에는 조시 린가드의 결정적 백패스 실수로 조던 시바체우에게 1-2 역전패를 결정짓는 극장골을 내줬다. 1-1로 팽팽하던 후반 27분 린가드와 교체돼 벤치로 들어온 호날두는 씁쓸한 표정으로 팀의 패배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호날두의 복귀 속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무패를 달렸던 맨유는 올 시즌 첫 공식전 패배를 기록했다. 또한 F조 최약체에 덜미를 잡히며 UCL 16강 진출 전선에 첫 경기부터 빨간불이 켜졌다. 그래도, 호날두는 경기가 끝난 뒤 슈팅에 강타당했던 진행요원에게 달려가 자신이 입은 유니폼을 선물로 주며 마지막은 훈훈하게 끝냈다.
한편, 재정난 속에 메시가 파리 생제르맹으로 떠난 FC바르셀로나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프 누에서 열린 바이에른 뮌헨과의 조별리그 E조 1차전 홈 경기에서 토마스 뮐러의 선제골과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멀티골을 허용하며 0-3 완패를 당했다. 무엇보다 90분 동안 단 한 개의 유효슈팅도 만들지 못해 에이스가 떠난 공백을 뼈저리게 느낄 수밖에 없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