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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금 뒤 첫 증언대 선 수치… 바이든 ‘미얀마 사태’ 우려

입력 : 2021-10-27 20:00:00 수정 : 2021-10-27 19:5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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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 법정서 선동혐의 부인

군정, 재판 진행 공표 금지령 내려
NYT “유죄 선고 확실… 정치적 쇼”
바이든, 아세안 정상회의 첫 참여
군정에 폭력 종식·구금 해제 촉구
아세안 10개국 중 미얀마만 불참
훈센 “그들이 권리 버려” 군정 비판
미얀마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AP연합뉴스

올해 2월 1일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9개월 가까이 가택연금 중인 아웅산 수치(76) 국가고문이 스스로를 변호하기 위해 처음 증언대에 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처음 참여해 군정에 폭력사태를 종식하고 구금된 사람들을 풀어줄 것을 재차 촉구했다.

미얀마 나우 등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수치 고문은 수도 네피도 법원에서 열린 자신의 비공개 재판에 증인으로 나서 선동 혐의를 부인했다.

자세한 증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한 변호인은 “수치 고문이 재판에서 결백을 잘 변호했다”고만 밝혔다. 군정이 “국내외 언론들이 미얀마를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는 허위사실을 퍼뜨리고 있다”며 수치 고문의 재판 진행 상황과 관련해 변호인단에 공표 금지령을 내려서다. 이를 어기면 처벌받는다.

앞서 수치 고문 변호인단은 선동 혐의에 대한 증인신청을 포기했다. 수치 고문을 위해 증언대에 서는 사람들이 군정의 표적이 되리란 우려 때문이다.

군정은 수치 고문이 이끌던 집권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국민들의 저항을 촉구하며 발표한 성명과 관련해 수치 고문에게 선동 혐의를 덧씌웠다. 수치 고문은 선동, 부패, 공무상 비밀엄수법 위반 등 총 11개 혐의로 기소돼 매주 4일간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법원에 피로를 호소하며 2일로 줄여 달라고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전문가들은 수치 고문이 유죄를 선고받을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한다”며 “모든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최고 징역 102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미얀마 사정에 정통한 분석가 데이비드 스콧 매시슨은 NYT에 수치 고문 재판을 “정치적 쇼”라며 “그들(군정)은 수치 고문이 가택연금으로 고립돼 죽기를 바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 10일 미얀마 양곤의 한 교차로에서 아웅산 수치 현수막을 든 군사정부 반대 시위대가 저항의 상징인 세 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다. 양곤=AP뉴시스

실제로 미얀마 사법부는 인권이나 정치적 사건에서 군부 편을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치 고문의 공무상 비밀엄수법 위반 사건을 심리하는 판사는 라카인주의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학살을 폭로한 로이터통신 기자 2명에게 2018년 각 징역 7년이란 중형을 선고한 인물이다. 검찰도 수치 고문이 금과 현금을 뇌물로 받았다는 부패 혐의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같은 날 화상으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에 처음 참석해 미얀마 사태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폭력 종식과 구금된 사람들의 석방을 촉구하고 나섰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우리는 미얀마에서 민주주의를 위한 길을 찾고 있는 국민들을 변함없이 지지하고 그들의 안전을 확보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아세안 지역 발전을 위해 1억200만달러(약 1192억원)를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이번 회의엔 아세안 10개 회원국 중 9개국만 모였다. 미얀마도 아세안 회원국이지만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회의에 초대받지 못하면서 보이콧했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아세안이 미얀마를 쫓아낸 게 아니라 미얀마가 그들의 권리를 버린 것”이라며 군정을 비판했다.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브루나이의 하사날 볼키아 국왕은 의장 성명을 내고 군정에 외국인을 포함한 정치범 석방을 요구하며 “미얀마가 국민의 뜻에 따라 정상화하는 노력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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