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차량용 요소수 품귀 현상이 벌어지자 정부는 요소수 매점매석행위에 대한 긴급 차단 조치에 나서기로 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4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정부는 최근의 요소수 수급 상황을 이용해 폭리를 취할 목적으로 요소수를 매점하거나 판매를 기피하는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관련 절차를 최대한 긴급히 진행하겠다”면서 “다음주 중 물가안정법에 근거한 차량용 요소수 매점매석행위 금지 등에 관한 고시를 제정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요소수는 디젤차를 주행하기 위한 필수 품목인데, 국내 요소 수입량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국이 석탄 가격 상승, 전력난 등을 이유로 지난달 15일부터 요소 수출 전 상품검사 실시를 의무화하면서 중국산 요소 수입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요소수 품귀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정부는 환경부와 지방환경청에 매점매석행위 신고센터를 설치하고, 환경부·공정거래위원회·국세청·관세청 등 관계부처로 구성된 합동 단속반을 가동해 매점매석행위에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또 중국과 협의를 통한 수출 재개, 산업용 요소의 차량용 전환, 수입 대체와 통관 지원 등 요소수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검토하기로 했다.
요소수가 필요한 디젤 소방차·구급차를 다수 운영하는 소방 당국도 요소수 품귀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를 대비해 재고 관리에 힘을 쏟고 있다.
소방청은 지난 1일 전국 시도 소방본부에 공문을 보내 요소수 수급 관리를 철저히 할 것을 주문하고, 요소수 비축량이 얼마나 되는지와 어느 정도 사용하고 있는지 등의 현황을 1주일 단위로 공유할 것을 지시했다. 현재로선 앞으로 3∼4개월가량 사용할 수 있는 정도의 재고를 비축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재와 같은 요소수 품귀 현상이 계속 이어진다면, 소방차·구급차 운행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관리에 나선 것이다.
서울시는 최근 각 소방서에 공문을 보내 각 소방서에서 확보하고 있는 요소수 중 약 1개월 사용량인 150L를 제외한 물량을 서울 소방재난본부에 즉시 반납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또 전기차를 제외하고 요소수를 사용하는 비출동 차량은 운행을 중지하도록 지시하고, 현장 활동 시에는 공회전 등 불필요한 엔진 시동을 자제하도록 했다. 서울시는 서울 소재 주유소들에 소방차량에 쓸 요소수를 우선으로 공급해 달라고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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