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총리 "과연 옳은 방식인지 장시간 토론해야"
정부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과 지역 화폐 등 정책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5일 오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대해 "여러 가지 여건을 본다면 전 국민한테 드리는 방식보다는 맞춤형으로 필요한 계층과 대상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드리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다른 나라보다 대국민 지원금 규모가 작다'는 지적에 "수평적으로 똑같이 비교해서 같은 수준으로 줘야 하는 거 아니냐 하는 지적이 저희로서는 그렇게 판단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작년도에 보면 다른 선진국들, 프랑스나 영국 같은 데는 마이너스 7~8% 성장을 하니까 그만큼 충격이 컸다"며 "우리는 마이너스 1%가 안 돼 상대적으로 충격이 작았다"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추경도 6번 정도 편성했고 그동안 버팀목자금·버팀목자금플러스·희망회복자금, 최근에는 88% 논쟁이 있었던 상생국민지원금도 드렸다"며 "지금은 소상공인 손실보상도 세계 최초로 법에 의해서 지급하고 있는 등 저희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최대한 했다고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그러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가 늘어나는 속도는 굉장히 빠른 편"이라며 "위기 때는 어쩔 수 없지만, 코로나 위기가 어느 정도 통제가 되면 재정도 안정화 기조로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기재부 해체 시나리오까지 나오고 있다'는 국민의힘 정동만 의원의 질의에 "밤새워 뼈 빠지게 일을 하는데 그런 평가를 받는다는 건 억울하다"며 "기재부 직원들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앞을 보고 정책을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도 "결국은 국민의 귀한 세금을 가지고 집행을 하는 것"이라며 "과연 옳은 방식인지에 대해서도(논의해야 한다)"라며 전국민 재난지원금에 신중한 기류를 유지했다.
김 총리는 "지금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드리려면 금년 중에는 추경을 만들어 주셔야 하는데 그럴 수는 없지 않으냐"라며 "국회에서 내년 예산을 논의하면서 이 문제에 관해서 결정을 하시면 몰라도 지금 당장은 정부로서 어떻게 해볼 방법이 없다는 취지로 말씀을 드렸던 것"이라고 밝혔다.
"당장 재정은 여력이 없다"는 지난 3일 자신의 발언에 대한 부연 설명이었다.
그는 그러면서 "예산과 법은 국회가 권한을 쥐고 있다"며 "이 문제는 여기서 결론을 내지 말고 국회에서 정말 장시간 토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아무래도 정당으로 대선 후보가 자신의 공약들 비전을 발표하는 데 있어서 제가 뭐라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재난지원금문제에 대해서는 예산을 심의하시면서 국회가 결정하실 일"이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또 이 후보의 공약인 지역 화폐에 대해 "많은 기여를 했지만, 전국이 똑같이 해 버리니까 지역화폐의 긍정적 효과도 있지만 많이 쓰는 사람들한테 (혜택이 쏠리는) 역전적인 효과도 생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후보의 경기도지사 시절 마지막 업무 결재인 일산대교 통행료 무료화에 대해서도 "무조건 무료화를 찬성하는 건 아니다"라며 "초기에 민자도로를 유치할 수밖에 없던 사정이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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