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뜻을 이루지 못한 홍준표 의원이 8일 대선캠프 해단식을 열었다. 비가 오는 날씨에도 청년 300여명이 몰려 ‘홍준표’를 연호했다.
홍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대선캠프에서 열린 해단식에서 “여러분들이 그렇게 열광적으로 지지해주셨는데 이렇게 실패를 하게 돼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면서도 “100분의1도 안 되는 당심만으로는 대선을 이기기가 어렵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앞으로 넉달이 남았고 어떤 변화가 올지 참 걱정이 앞선다”며 “아마 두 사람(이재명, 윤석열) 중 한 사람은 선거에서 지면 감옥에 가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제가 정치를 26년간 해왔지만 이렇게 참혹한 대선이 되는 게 유감스럽다”며 “검찰이란 수사기관이 대선을 결정하는 그런 대선이 돼버렸다”고 우려했다.
홍 의원은 “이번 대선이 석양에 무법자같은 대선처럼 보인다”고 했다.
홍 의원은 그러면서 1997년 대선 당시 DJ비자금 사건과 현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대장동 의혹,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고발사주 의혹, 윤 후보의 장모, 처 관련 사건 등은 차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때 DJ비자금 사건 때는 피해자가 없었지만 이번 대선에 비리의혹에 쌓인 것은 피해자가 많은 민생사건”이라며 “곰곰이 생각해봐도 만약 이번 대선에서 지는 사람은 정치보복이라고 따질 것도 없이 감옥을 가야 할 것이다. 이번 대선은 양 진영에서 네거티브만 난무하는 대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 의원은 “전당대회에서 경선에 승복한다고 말하면서 제 역할은 분명히 여기까지라고 했다”며 “저는 분명히 ‘비리대선’에는 참여하지 않는다고 했다. 1997년, 2002년 대선에서도 저는 이회창 후보를 위해 마이크를 잡아본 일이 없다. 제가 납득하지 못하는 후보였기 때문이었고, 소신에 어긋났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거듭 지지자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여러분의 고마움은 제 정치인생이 끝날 때까지 잊지 않겠다”고 했다.
홍 의원은 ‘청년들을 위한 플랫폼 구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열기가 이리 솟아있는데 그 사람들을 그대로 흩어지게 하면 안 된다”며 “청년들의 놀이터를 만들어 편하게 청년들과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겠다는 뜻이지 새로운 뜻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2030세대의 국민의힘 탈당’에 대해 “제 소관이 아니다”라며 “그분들은 당이 좋아서 들어온게 아니고 사람을 보고 들어온 것이기 때문에 누가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해도 따라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젊은세대 지지층이 낮은 윤석열 후보를 겨냥 “걱정스러운 것은 청년대책을 세운답시고 청년들과 어울리고 청년 몇 사람을 등용하고 사진 찍고 쇼를 한다고 (젊은세대 지지가) 돌아오지 않는다”며 “후보가 진심을 갖고 그들을 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윤석열 후보와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만난다고 해서 달라질게 있느냐”며 “저 만날 시간에 다른 사람들 열심히 만나러 가라. 만난다고 해서 달라질게 없다. 제가 고집이 보통 센 사람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선조직에 직접 합류하지 않을 것이란 뜻을 거듭 밝힌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해단식에는 비가 오는 날씨에도 전국에서 온 청년과 지지자들로 붐볐다. 캠프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일부 지지자들은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부산에서 온 한 청년은 홍 의원에게 손편지를 전달하고, 다른 청년들은 노래 테이프를 전달하기도 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어게인 jp,사랑합니다’라고 적힌 피켓도 들고 왔다.
지지자들은 해단식이 끝난 뒤에도 홍 의원과 사진을 찍거나 연호를 외치며 아쉬움을 달랬다.
이날 해단식에는 조경태 의원, 배현진 의원, 안상수 전 인천시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박순자 전 의원, 강석호 전 의원, 정태옥 전 의원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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