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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재정지원 탈락 대학 구제 합의… 과도한 개입 논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입력 : 2021-11-16 19:31:23 수정 : 2021-11-16 23: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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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락한 52개교에 재도전 기회
예산도 1210억 늘려 27곳 지원
“정치 논리에 정책 신뢰도 훼손”
구제대학 결정 놓고 진통 예고도
2021 대학 기본역량진단에서 탈락한 27개 전문대 총장단이 지난 1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를 방문해 재정지원 확대를 요구하는 건의문을 전달하고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뉴시스

국회가 3주기 대학 기본역량진단평가에서 탈락한 일반·전문대학 중 절반이 넘는 대학을 구제해 주기로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가 해당 대학이 위치한 지역의 민원 등을 감안한 정치논리로 정부 정책의 신뢰도를 훼손했다는 비판과 함께 구제할 대학을 선별하는 과정에서 형평성과 공정성 등 또다른 논란이 예상된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16일 전체회의에서 올해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탈락한 52개 대학 중 27개 대학에 일반재정 지원 재도전 기회를 부여하고, 그에 필요한 1210억원을 증액하는 내용의 ‘2022년도 교육부 예산안’을 의결했다.

 

국회 교육위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는 전날 일반재정지원 대상 대학에 미선정 대학 27개교를 추가하고 1개교당 지원 액수를 줄이기로 한 바 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예산안에 따르면 일반재정은 대학기본역량진단을 통과한 233개교와 교대 11개교를 대상으로 4년제는 평균 50억원, 전문대학은 평균 40억원을 지원한다.

 

그러나 이 경우 예산 총액은 변하지 않아 지원 대상은 늘어나고 학교당 지원액이 감소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여야는 이날 예결소위를 열어 다시 협의한 뒤 대학혁신지원사업 예산 자체를 증액하기로 했다. 교육위가 이날 의결한 대안을 살펴보면 4년제 미선정 대학 13곳에 50억원씩 650억원, 전문대 14개 대학에 40억원씩 560억원이 증액된다. 다만 이 예산안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기획재정부 논의를 거치는 과정에서 수정될 수도 있다.

교육부는 앞서 전국 285개 대학(일반대학 161개교, 전문대학 124개교)을 대상으로 기본역량 진단 평가를 해 지난 9월 233개교(일반대학 136개교, 전문대학 97개교)를 선정했다. 교육부는 미선정 대학의 이의신청을 받고 대학구조개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인하대와 성신여대 등 4년제 25개 대학과 동아방송예술대와 경북과학대 등 전문대 27개 대학을 재정지원 대상에서 제외했다. 탈락 대학들은 교육부의 평가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반발해왔다. 재정적으로 큰 타격을 받을 뿐만 아니라 ‘부실대학’이라는 오명에 신입생 모집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해당 대학이 위치한 지역사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국회가 이들 대학을 상대로 구제카드를 꺼내든 것은 이러한 지역 민심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하지만 과도하게 개입해 정부의 결정을 무력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이의신청 등 모든 절차를 밟아 행정부가 결정한 일을 국회가 원점으로 돌려놨다”며 “평가에 대한 논란이 있다고 모든 평가를 다 뒤집어버린다면 행정부는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도 곤혹스러운 눈치다. 정책의 신뢰성 훼손은 물론 대학 기본역량 진단 평가 자체도 비판받을 수 있어서다. 교육부로선 대학들의 불신에도 불구하고 공정한 평가를 거쳐 일반 재정지원 대학을 결정했다고 밝혔는데 탈락 대학 중에서 추가로 재정지원 대학을 선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제 관심은 어떤 방식으로 52개 대학 중 27곳을 구제할지다. 교육위 예결소위에서도 기존의 평가 점수를 반영할지 아니면 재평가를 할지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논의 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교육부의 대학평가 방식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장덕호 상명대 교육학과 교수는 “대학기본역량진단에 대한 신뢰도 등 여러 가지 문제 제기가 국회로까지 번지게 된 것”이라며 “대학의 평가방식을 다시 한번 살펴보라는 의미인 만큼 교육부도 깊이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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