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0개사 제품이 24% 차지
감축목표 세운 기업 한 곳도 없어”
순환경제 시스템 전환 촉구 나서
일반 가정에서 배출되는 플라스틱 쓰레기 중 78.1%는 식품 포장재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조사 당시 71.5%보다 7%포인트 정도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배달 음식 수요가 급증하고 식품 제조사의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이 여전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17일 이 같은 조사 내용이 담긴 ‘2021 플라스틱 집콕조사 : 일회용의 민낯’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8월 23∼29일 일주일간 진행된 이번 조사에는 841가구 2671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조사기간 각 가정에서 배출된 플라스틱 쓰레기의 제조사와 제품군, 재질, 수량 등을 기록했다. 조사 결과, 전체 플라스틱 쓰레기 중 식품 포장재가 78.1%로 압도적이었다. 841가구가 일주일 동안 배출한 일회용 플라스틱 7만7288개 중 6만331개가 식품 포장재였다.
배출량 상위 3개사로 꼽힌 롯데칠성음료·CJ제일제당·농심 3사의 플라스틱 포장재는 각각 2000개가 넘어 전체 플라스틱 폐기물의 9%가량을 차지했다. 롯데제과·코카콜라·풀무원·오뚜기·동원 F&B 등 배출량 상위 10개 식품 제조사로 범위를 넓히면 이들 기업의 제품 비율이 23.9%에 달했다.
염광훈 그린피스 캠페이너는 “플라스틱 오염을 막기 위해 거대 기업들은 플라스틱 사용량을 공개하고 과감한 사용 감축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며 “아직 목표와 로드맵을 제시한 기업은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플라스틱 전체 사용량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국내 대형 식품 제조사들의 플라스틱 감축은 각 기업의 연간 플라스틱 총생산의 5% 남짓한 수준”이라며 “거대 식품 제조사들부터 제한적 감축이 아닌 재사용이 가능한 순환경제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식품 포장재 다음으로 많은 개인위생용품 폐기물은 1만1320개였다. 전체 플라스틱 폐기물의 14.6%이다. 위생용품 폐기물 중 53.8%는 일회용 마스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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