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조문·조화·국가장 모두 불가”
정의 “심판 안끝나… 죽음마저 유죄”
尹 “조문 가야” 말했다 뒤늦게 번복
외신 “韓서 가장 비난받는 독재자”
청와대는 23일 전 전 대통령에 대해 “끝내 역사의 진실을 밝히지 않고 진정성 없는 사과가 없었던 점에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박경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전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대변인은 “청와대 차원의 조화나 조문은 없다”고 말했다.
여야 지도부와 대선주자들도 싸늘한 반응을 보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디지털 대전환’ 공약 발표 자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전씨는 내란, 학살사건 주범이라는 것이 명백하게 확인됐다”며 “자신의 사적 욕망을 위해 최하 수백명을 사살하고 국가권력을 찬탈한 범죄에 대해 마지막 순간까지도 반성하고 사과하지 않았다. 이 중대범죄 행위를 인정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조문 계획을 묻는 말에는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송영길 대표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민주당은 조화·조문·국가장 모두 불가”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조문은 하지 않지만 당 대표 차원에서 조화는 보내겠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대표는 SNS에 “조문할 계획이 없다. 당을 대표해서 조화는 보내도록 하겠다”며 “당내 구성원들은 고인과의 인연이나 개인적 판단에 따라 자유롭게 조문 여부를 결정하셔도 된다”고 밝혔다. 윤석열 후보는 “전직 대통령이라 가야 하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가 별도 입장문을 통해 조문을 않겠다고 정정했다.
정의당 여영국 대표는 “역사적 심판과 사법적 심판이 끝나기도 전에 사망했다. 죽음조차 유죄”라고 했다. 심상정 대선 후보는 “가장 원통해하실 5·18 유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는 “명복을 빈다”면서도 “역사적 과오에도 끝내 인정하지 않고 사과하지 않은 채 생을 마감한 것은 유감”이라고 했다.
주요 외신은 ‘민주화 운동을 탄압한 독재자’로 소개하며 사망 소식을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뒤 광주에서 민주화 시위자에 대한 군부의 학살을 지휘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한국에서 가장 비난받는 군사 독재자”라며 “1980년대 내내 국가를 철권 통치했다”고 했다. 일본 언론은 독재정치를 부각하면서도 ‘처음 일본을 공식 방문한 한국 대통령’이라는 인연을 부각했다. NHK는 “경제개발을 배경으로 한 강권적 개발독재형 정치를 벌였다”며 1984년 한국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일본을 방문해 히로히토 일왕과 회견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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