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선 후보의 신뢰도와 정직성을 강조하며 상대를 겨누는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후보 당사자뿐만 아니라 후보의 주변 인물도 공격의 주체나 대상에서 빠지지 않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이 ‘전두환 공과(功過)’ 발언 당사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이중성을 겨냥하는 게 최근 기류다.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 ‘내일이 기대되는 대한민국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윤희숙 전 의원은 지난 1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호떡 뒤집듯 말 바꾸며 국민을 바보 취급하는 정치인은 이제 그만 퇴출되어야’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기억상실증이라도 있는 것인지, 세간의 말처럼 정말 이중성격인 건지 걱정이다”라고 이 후보를 향해 날을 세웠다.
이어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처럼 아무 설명 없이 정책적 입장을 뒤집는 건 더 당황스럽다”며 “경제와 분배에 대해 도무지 어떤 관점을 가진 분인지 오리무중”이라고 혀를 찼다.
앞서 이 후보는 전두환 전 대통령 별세에 “군사 반란을 일으키고 무고한 광주시민을 살상하며 권력을 찬탈한 내란 학살 주범”이라면서 “흔쾌히 애도하기 어렵다”고 SNS에 적었으나, 이달 11일 경북 칠곡군의 전적기념관을 찾은 자리에서는 보수 진영 출신 대통령의 공과를 언급하며 “전두환도 공과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에 말 바꾸기 지적이 나오자, 이 후보는 “우리가 양자택일, 흑백논리에 지나치게 많이 빠져있다는 말씀을 드리려고 했던 것”이라고 후에 해당 발언의 의도를 밝혔다.
민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자 대표적인 소신파로 꼽히는 5선 이상민 의원은 자신의 SNS에서 이 후보의 발언을 “매우 부적절하다”며 “너무 쉽게 왔다갔다 말을 바꾼다”고 비판했다.
이번에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대학 겸임교수 지원서 허위 경력 기재 의혹을 겨냥하며 정직성 문제를 끄집어냈다.
추 전 장관은 지난 14일 SNS에서 “학력 허위기재에 대해 김건희씨는 ‘돋보이려 한 욕심, 그게 죄라면 죄’라고 했다”며 “한 마디로 ‘왜 나만 갖고 그래’하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논리도 어법도 전두환스럽다”면서, 진학을 위해 쓴 게 아니라던 김씨의 언론 인터뷰를 두고 “생뚱맞게 ‘진학’에 비유한 건 조국 가족을 소환해 지지층에 호소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진실과 정직성의 질문을 정치적 공격으로 만들어 얼버무리는 김씨의 ‘순발력’이 뛰어나다고 비꼬기도 했다.
그리고는 “교수지원서는 진학보다 더 정직해야 한다”며 “이 부부의 극진한 부부애를 탓할 생각은 없으나, 청와대를 노리는 만큼 가져야 할 정직성이 전혀 보이지 않음을 질타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윤 후보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윤 후보는 15일 오전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겠습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SNS에 올리고 “‘고신뢰 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정치 지도자, 특히 대통령의 신뢰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이 신뢰를 잃으면 국정 동력이 약해지고, 우리 사회처럼 정치적인 분열이 심각한 사회에서는 치명적인 약점이 된다”고 주장했다.
말과 행동이 다르지 않으려 노력하는 자신과 달리 이 후보의 ‘말 바꾸기’가 심각하다고도 했다.
더불어 “너무 쉽게 입장을 바꾸다보니 무엇이 이재명 후보의 진짜 입장인지, 나라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다”며 “도대체 어떤 말을 믿어야 하느냐”고 물었다.
윤 후보는 “득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 그러는 모양이지만, 이재명 후보는 가장 소중한 신뢰를 잃고 있다”며 “포장지 속 내용물이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는 걸 국민이 모르겠느냐”고 말했다.
나아가 “정직한 나라를 만들겠다”며 “그런 나라여야 경제도 성장하고 자유민주주의도 발전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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