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표절 판정시 반납, 학위 취소할 정도인지 의문”
교육계 “‘반납’ 표현썼지만 그런 절차 없이 학위 취소”
더불어민주당 “부분 사기는 사기 아닌가” 맹비난
국민의힘 “비상근이사 재직...경력 전체 허위는 아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의 허위경력 논란이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박사 논문 표절 논란에 이어 김씨가 교수 지원서 경력사항에 허위 사실을 기재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다. 윤 후보는 김씨 논문 표절에 대해 학위를 취소할 정도는 아니며, 경력 논란도 “전체적으로 허위는 아니다”는 반응을 보였다. 여당은 “부분 사기는 사기가 아니냐”며 문재인정부의 ‘내로남불’을 강력하게 비판하며 ‘공정’을 기치로 내걸었던 윤 후보를 역공하는데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논문 표절 판정시 반납? “그런 절차 없어”
윤 후보는 지난 14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김씨의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한 조치를 묻는 질문에 “만약 표절로 판정되고 학문적으로 학위 인정이 곤란하다고 하면 취소되는 게 맞고 취소 전에 반납할 것”이라며 “이것이 상식”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학문적으로 가치가 약하다는 평가는 모르겠지만 학위를 취소할 정도로 표절이 과연 심한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며 “표절율이 일반적으로 문제가 되는 20% 이상으로 나와서 (논문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하면 처의 성격상 스스로 반납할거라 본다”고 했다.
현재 김씨의 박사학위 논문 ‘아바타를 이용한 운세 콘텐츠 개발 연구’ 1편과 학술지에 게재한 ‘온라인 쇼핑몰 소비자들의 구매 시 e-Satisfaction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대한 연구’, ‘애니타를 이용한 Wibro용 콘텐츠 개발에 관한 연구–관상·궁합 아바타를 개발을 중심으로’, ‘온라인 운세 콘텐츠 이용자들의 이용 만족과 불만족에 따른 회원 유지와 탈퇴에 대한 연구’ 등이 표절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세계일보가 지난 2007년 8월 한국디자인트렌드학회지의 논문집 ‘한국디자인포럼’ 제16호에 실린 김씨의 논문 ‘온라인 쇼핑몰 소비자들의 구매 시 e-Satisfaction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대한 연구’를 ‘카피킬러’(논문표절 검증시스템)로 검사한 결과, 표절률(6어절 기준, 인용 및 출처 등 제외)이 3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문초록은 한 문장을 빼고는 대부분 비슷해 표절률이 94%에 달했다.<세계일보 7월9일자 참고>
국민대는 당초 ‘시효가 지나서 검증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내년 2월15일까지 논문 검증을 완료하겠다”고 교육부에 밝힌 상태다.
만약 김씨의 논문이 표절 판정을 받으면 박사 학위는 자동적으로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 국민대학교 대학원 학칙에 따르면 ‘학위를 받은 자가 해당 학위를 부정한 방법으로 받은 경우에는 대학원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그 학위를 수여를 취소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한 대학교수는 “윤 후보가 ‘학위 반납’이란 표현을 썼는데 통상 대학에서 그런 절차는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연구윤리위원회가 김씨의 박사논문에 표절 결정을 내린다면 학위는 자동적으로 취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전체적으로 허위 아냐” vs “부분 사기는 사기 아닌가”
더불어민주당은 김 씨의 논문 표절 및 허위 학력 의혹에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김영배 최고위원은 15일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윤 후보와 이준석 대표는 거짓 이력서를 감싸면서 2030 취준생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고 있다”며 “술을 마셨는데 물도 먹었으면 음주가 아니라는 말과 같다. 부분 사기는 사기가 아니고 부분 투기는 투기가아니냐”고 비난했다. 그는 “이것이 윤석열과 국민의힘이 말하는 공정과 정의냐”며 “자신과 일가족에게 쏟아지는 의혹과 질문에 동문서답하면서 정부와 여당을 비난하는 데 열을 올리는 적반하장의 모습에 국민들은 아연실색하고 있다”고 몰아세웠다.
여당은 또 김씨의 허위 경력이 수원여대 뿐 아니라 다른 대학에 지원할 때도 사용됐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안민석·도종환·권인숙·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김씨가 지난 2013년에 안양대에 제출한 이력서에 ‘2004년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대상’을 수상했다고 기재돼 있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실이 문화체육관광부에 확인한 결과, 대상 뿐 아니라 다른 수상자 명단에도 김씨의 이름은 없었다는 것이다.
앞서 김씨는 지난 2007년 수원여대에 겸임교수 지원서를 제출할 당시 2002년부터 2005년까지 한국게임산업협회 기획팀 기획이사로 재직했다고 적었지만 이 협회는 2004년에 설립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김씨가 수원여대에 제출한 한국게임산업협회 기획이사 재직 이력은 ‘무보수 비상근 이사’였으며, 김영만 전 한국게임산업협회 회장으로부터 재직증명서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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