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대 출신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을 직접 풀어보고는 “당연히 무효처리돼야 할 문제”라며 혀를 내둘렀다.
안 후보는 지난 15일 밤 페이스북에 “국민의당 청년들과 함께 이번 수능에서 논란이 된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을 직접 풀어봤다”고 적었다.
이어 “수험생 커뮤니티 ‘오르비’에 방문해 제 생각을 공유했다”면서 자신의 글을 공유했다.
해당 글에서 안 후보는 “생명과학Ⅱ에 응시하신 분들이 문제의 오류로 인해 성적표를 받지 못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대체 무엇이 문제였을지 궁금해 해당 문제를 직접 풀어봤다”고 했다.
그는 “개체수가 음수로 나오는 점이 문제의 오류라는 사실을 알고 정말 기가 막혔다. 과학이란 현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답을 찾고자 하는 것이 본질이기에 해당 문제는 당연히 무효처리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이번 수능을 준비하신 모든 수험생분들께 고생하셨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학생들을 미래 인재로 키워내는 것이 아닌 대한민국의 교육방식은 반드시 바로 잡혀야 한다. 다시는 교육당국의 철학 부재와 안이함으로 인한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저 안철수가 책임지고 고쳐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국내 최초의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V3’의 개발자인 안 후보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단국대 기초의학과 교수로 근무한 이력이 있다. 아직 의사 면허를 가지고 있는 그는 앞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료 자원봉사자로 나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해당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은 집단Ⅰ·Ⅱ 중에서 하디·바인베르크 평형이 유지되는 집단을 찾고 이를 바탕으로 ‘보기’의 진위를 판단할 수 있는지 묻는다. 하지만 주어진 설정에 따라 계산하면 특정 개체 수가 0보다 작은 음수가 나와 출제 오류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생명과학Ⅱ에 응시한 수험생 92명은 정답 결정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본안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했고, 재판부는 15일 “20번 문항의 정답을 5번으로 결정한 평가원의 처분은 위법하기 때문에 취소한다”고 선고했다.
법원이 수능 출제 오류를 인정한 것은 2014년 세계지리 8번 문항 이후 두 번째다.
강태중 평가원장(중앙대 교수)은 재판부의 판단에 “무겁고 겸허한 마음으로 판결을 받아들이고 책임을 절감한다”면서 사퇴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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