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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욕 먹어도 할 일 하겠다”…尹 선대위 개편 시사

입력 : 2021-12-22 05:53:18 수정 : 2021-12-22 05:5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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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톱’ 김 위원장, 보다 적극적인 역할 나설 듯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내 모든 직책에서 사퇴를 선언했다. 

 

비공개 회의에서 선대위 공보단장인 조수진 최고위원과 충돌한지 하루 만이다. 조수진 최고위원 역시 선대위 내 모든 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뉴스1에 따르면 '잘 수습될 것'이라는 윤석열 대선 후보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의 전망은 빗나갔다. 지난 3일 '울산회동'을 통해 선대위 구성을 둘러싼 갈등을 가까스로 수습한 지 보름 만에 선대위는 또 다시 위기를 맞았다.

 

계속된 선대위 갈등으로 김종인 위원장은 선대위 다잡기에 나선 모습이다. 그는 "욕을 먹더라도 할 일은 하겠다"며 선대위 개편을 시사했다. 윤 후보는 김 위원장에게 이번 사태 해결을 맡기며 그에게 힘을 보탰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대위 구성원이 상임선대위원장의 지시를 따를 필요가 없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할 수 있다면 이것은 선대위 내 (제) 존재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선대위 내 모든 직책을 내려놓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선대위 회의에서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이 대표의 지시에 조 최고위원이 "후보의 말만 듣는다"고 항명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이다. 이 대표는 당 대표로서 당연직으로 중앙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과 선대위 내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을 겸임했다.

 

이 대표는 "조 단장이 어떤 형태로 사과하더라도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고 강경한 자세를 보였다.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면 복귀할 생각인가란 질문에는 "저는 복귀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조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4시 예정된 이 대표의 선대위 사퇴 기자회견 1시간 전쯤부터 당대표실에서 이 대표를 기다렸지만, 이 대표가 기자회견장으로 곧바로 가면서 만나지 못했다. 이 대표는 기자회견 후 곧바로 국회를 빠져나가면서 조 최고위원을 철저하게 외면했다.

 

대표실 밖에 있던 취재진으로부터 사퇴 소식을 들은 조 단장은 "나이를 먹으면 지혜가 많아져야 하는데 이유를 막론하고 제가 정말 송구하게 됐다"라며 "다른 것보다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너무 죄송하게 생각한다. 정말 송구하다"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조 최고위원은 이날 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시간을 끝으로 중앙선대위 부위원장과 공보단장을 내려놓는다"며 선대위에서 사퇴했다. 또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과 당원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조 최고위원의 사퇴에도 여전히 선대위 사퇴 의사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조 최고위원이 페이스북에 글을 쓴 직후 뉴스1과의 통화에서 "기자회견에서 말했듯 (조 최고위원의 거취는) 알 바 아니다"라며 "조 최고위원이 어떤 선택을 하든 저와는 이제 관계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앞서 윤 후보와 김 총괄위원장은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예상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 단장과 오늘 한 차례 통화했는데 이 대표를 찾아가서 잘 정리를 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잘 (해결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제가 볼 때는 경위 여하를 따지지 말고 당 대표가 상임위원장이니까 (조 단장이) 사과를 하는 게 맞다"고도 했다.

 

김 총괄위원장도 "이 대표가 격앙된 반응을 했는데 내가 판단하기로는 조 단장의 발언 자체가 잘못된 것 같다"며 "어제 발언이 과하고 잘못됐으니 이 대표에게 사죄하고 사태를 수습했으면 좋겠다고 오늘 오전 조 단장에게 부탁했지만, 조 단장이 그걸 받아들이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표가 선대위에서 사퇴한 데 이어 조 최고위원마저 사퇴하면서 당은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선대위 갈등이 계속되자 '원톱' 김 위원장은 향후 보다 적극적인 역할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윤 후보는 이 대표 사태와 관련해 "총괄위원장께서 이 문제는 나한테 맡겨달라시면서 후보는 조금 있어라고 해서 (그렇게 하려고 한다), 김 위원장께서 맡아서 처리한다"고 밝혔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김 총괄위원장이 '이 문제는 나에게 위임해달라'고 하셔서 후보가 '잘 좀 해결해달라'고 말했다"며 "두 사람이 짧지 않은 시간 통화하면서 이렇게 정리했다"고 부연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욕을 먹다라도 내가 (선대위를) 완강하게 끌고 가는 자세를 가질 수밖에 없다"며 "마지막으로 하는 정치행위인데 유종의 미를 거두려면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선대본부를 제대로 끌고 가면 중간에 이상한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생길 것"이라며 "그런 사람은 과감하게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에 대해서는 "극단적인 방향을 취하지 않으면 시정이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며 "이 대표 성격상 다시 복귀하리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 최고위원에 대해서는 "(이 대표에게) 실수를 한 것"이라며 "선거철이라고 해도 (당 대표와 최고위원 간) 위계질서가 있는데 후보 말만 듣겠다고 하면 선대위 조직 자체가 제 기능을 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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