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또 실언? 호남서 “민주당엔 못 가니 부득이 국민의힘 선택”

문재인 정부 때리며 ‘정권교체’ 중요성 강조하다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3일 호남 민심에 호소하다 “정권교체를 위해 민주당에는 들어갈 수 없으니 부득이 국민의힘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또 1980년대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이들을 두고 ‘외국에서 수입해온 이념에 사로잡혀 한 것’이란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1박2일 일정으로 호남을 방문 중인 윤 후보는 이날 전남 순천시 에코그라드호텔에서 열린 전남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문재인 정부를 맹비판하며 정권교체는 꼭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7년 5월 이후 지금까지 한번 잘 돌이켜보시길 바란다. 도대체 문재인 정부가 뭐 잘한 게 있는지”라고 운을 뗀 후 “잘한 것을 찾을 수 없다는 게 국민의 중론이다. 시대착오적인 이념으로 엮이고 똘똘 뭉친 소수의 이너서클이 돌아가면서 국정을 담당해서”라고 문정부의 인사 문제, 특히 운동권 세대를 ‘저격’했다.

그는 “1980년대 민주화운동을 한 분들이 (문재인 정부에) 많이 있지만, 자유민주주의 정신에 따라서 한 민주화운동이 아니고, 외국에서 수입해온 이념에 사로잡혀 민주화운동을 한 분들과 같은 길을 걸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 시대에는 민주화라고 하는 공통된 목표가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받아들여지고 이해가 됐다”면서 “(하지만 이후) 문민화가 되고 우리나라 정치에서 민주화가 이뤄지고 전체적으로 고도 선진 사회로 발전하는 데에선 발목을 잡아왔고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고 했다.

윤 후보는 “저는 부족한 게 많지만 이건 도저히 볼 수가 없다. 잘나고 못나고, 넘치고 부족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이렇게 되면 이건 나라가 아니다. 망하는 지름길”이라고 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잘못은 ‘편 가르기 정치’를 했다는 것”이라며 “잘사는 사람과 못사는 사람을 갈라치고, 영남과 호남을 갈라치고, 전북과 전남을 갈라치고, 이렇게 국민을 찢어서 자기 편할 대로 활용했다는 게 가장 큰 잘못이고 죄”라며 문정부를 비판했다.

자조 섞인 목소리도 냈다. 윤 후보는 “국민의힘이 그동안 제대로 잘 못 했기 때문에 우리 호남 분들이 그동안 국민의힘에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고, 지지를 않으셨다. 충분히 이해가 간다”며 “저도 이 정권을 교체해야 하고, 민주당에는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부득이 국민의힘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이 9가지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을 다 포용할 수 없는, 선뜻 내키지 않는 정당이 아니었느냐”면서 “그래도 민주당 대척점에 있는 정당으로서 자유민주주의를 존중하는 기본적인 입장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입당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국민의힘이 진정한 국민의 지지를 받는 수권정당이 되기 위해선 엄청나게 많은 혁신이 필요하다고 저도 늘 주장한다”면서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인 저로서는 (득표율이) 10%든, 15%든 국민의힘이 이 호남인들의 마음의 문을 열게 해줄 수 있는 당이라면 전국 선거에서 대승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호소했다.

윤 후보는 전날 전북대 대학생들을 만난 자리에서 “곧 앱(애플리케이션)으로 구인·구직하는 때가 올 것”, “극빈한 생활을 하고 배운 것이 없는 사람은 자유가 뭔지도 모를 뿐 아니라 필요성 자체를 느끼지 못한다”는 등 실언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한편,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23일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후보에 관해 “그분 실언에 우리 국민이 쫓아다닐 만한 정신적인 여유가 없다. 정말 너무 피곤한 일”이라며 “실언이 선거 전략인 것 같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