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누구도 제3자적 평론가 돼선 곤란”… 이준석 겨냥 발언?

이준석 “평론은 평가에 그치지만 제언은 대안 담아” 반박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비상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누구도 제3자적 논평가나 평론가가 돼선 곤란하다”며 이준석 대표의 선대위 사퇴 등 당내 혼란을 겨냥한 작심 발언을 했다. 그는 “당은 상명하복의 조직이 아니다”면서도 “당원이 당의 중심이고 주인으로 누구나 평등하지만 역할이 다를 뿐이다. 당의 공식 결정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에 “당 대표가 당을 위해 하는 제언이 평론 취급받을 정도면 언로는 막혔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되받아쳤다.

윤 후보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당 중심의 선거를 강조하며 “당원 누구도 당의 공식 결정과 방침에는 따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건 당 조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스로가 대선후보라는 생각을 해 달라. 모든 당원과 우리 중앙·지역 선대위 관계자 모두가 정권교체의 의지를 누구보다 확실히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도 그 정권교체의 의지를 보여줘야한다. 국민 지지를 얻어내고 끌어내는 역할을 스스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또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비상상황이다. 가장 중요한 시기다”며 “누구도 제3자적 논평가나 평론가가 돼서는 곤란하다. 직접 문제를 해결하는 자세를 가져야 하고 국민을 설득해 지지를 끌어내야 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이 대표가 “윤 후보는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라는 조커에 맞서는 배트맨이어야 하는데, 고담시 경찰국장이 돼버렸다. 그러면 조커를 못 이길 것”이라고 말하는 등 후보와 당을 향한 비판의 수위가 도를 넘었다는 윤 후보와 선대위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도 이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내년 대통령선거를 국민이 바라는 대로 정권교체를 하지 못하면 당의 존립이 위태롭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긴박한 생각을 하면 지금 당에 소속된 모든 사람이 내년 대선에서 어떻게 행동을 취해야 할지, 정치인이라면 스스로 판단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태흠 의원도 “당 대표가 끊임없이 당내 분란을 야기하고 여당을 향해서는 부드러운 능수버들처럼 대하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라며 “이 대표는 비단 주머니 운운하며 제갈량 노릇 그만하시고 자기만이 세상의 중심이고 가장 옳다는 오만에서 빨리 벗어나라. 제발, 가벼운 언행을 버리고 본연의 자리로 돌아와 정권교체라는 대의에 앞장서 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연합뉴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후보의 발언에 대해 “누구나 본인이 속한 조직에서 더 나은 결과를 위한 제언을 하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생각한다”며 “당 대표가 당을 위해 하는 제언이 평론 취급받을 정도면 언로는 막혔다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평론은 평가에 그치지만 제언은 대안을 담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창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