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인스타그램의 ‘멸공(滅共)’ 게시물 논란에 정치권이 시선을 던지는 분위기다. 멸공은 공산주의 또는 공산주의자를 멸한다는 의미다.
따로 정 부회장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멸치, 콩’ 구매가 멸공을 연상시킨다는 반응이 온라인에서 일어난 데 이어, 멸치와 콩을 샀다는 글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아예 ‘공산당이 싫어요’라는 표현을 소환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정 부회장의 글들을 두고 ‘윤석열 수준’이라고 비판해 대조된 분위기를 보였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8일 이마트 이수점에서 멸치와 약콩 등을 샀다. 선대본부에 따르면 이날 윤 후보는 밥상 물가와 10일로 예정된 대형마트 등의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적용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이마트를 방문했다.
그런데 윤 후보가 이마트를 선택한 이유에 관심이 쏠리면서, 정 부회장의 멸공 게시물과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일각에서 함께 나왔다. 특히 언론에 배포한 사진에 윤 후보가 멸치와 약콩 등을 든 모습이 의도된 계산이라는 해석도 있었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윤 후보는 ‘정 부회장과 연관이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웃으며 “집에서 가까운 곳이고, 오랜만에 오전 일정이 없었다” 등 답만 했을 뿐, 정 부회장 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나 전 의원도 같은날 이마트에서 멸치와 약콩 등을 샀다는 글을 SNS에 올렸다. 다만, 윤 후보와 가장 큰 차이가 있다면, 글에서 ‘공산당이 싫어요’라는 표현을 나 전 의원이 끌어왔다는 사실이다.
나 전 의원은 “‘공산당이 싫어요’가 논란이 되는 나라는 공산주의 국가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정 부회장의 글을 생각한 듯 ‘멸공’과 ‘자유’를 글에서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한 피자집 응원글을 적으면서, 자기가 받은 카드지갑이 빨간색을 띠자 “공산당 같은 느낌인데 오해 말라”고 하는 과정에서 ‘공산당이 싫어요’라는 표현을 해시태그로 언급한 바 있다. 이후 ‘멸공’ 등을 해시태그로 쓴 정 부회장의 글이 이따금 그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왔다.
한편, 조 전 장관은 ‘윤석열 수준’이라고 SNS에서 정 부회장을 꼬집었다. 그는 지난 7일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려 “21세기 대한민국에 숙취해소제 사진과 함께 ‘멸공’이라는 글을 올리는 재벌 회장이 있다”면서, “거의 윤석열 수준”이라고 정 부회장을 겨냥했다. 인스타그램의 삭제 논란을 불러왔던 정 부회장의 게시물을 두고 한 말이었다.
그러자 정 부회장은 다음날, 자신을 꼬집은 조 전 장관의 글 캡처 이미지를 인스타그램에 올린 뒤, “리스펙”이라고 반응했다. 정 부회장이 존경한다는 의미의 영단어 ‘리스펙(Respect)’을 끌어와 조 전 장관에 대해 반어적으로 반응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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