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국무총리는 9일 최근 대선 정국의 새로운 이슈로 급부상한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에 대해 “역사에 보면 족적이 있는데 20대 층이 아직 모르는 게 아닌가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오전 KBS1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여성가족부 폐지가 대선 이슈로 불거질 조짐인데 어떻게 말하겠나’라는 진행자의 질문을 받고 “여가부의 역할 자체가 조금 알려진 게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20대 남성층이 여가부라는 이름 자체에 ‘페미니즘의 상징’이라(고 하)거나, 여성 권리만 우선하고 20대 남성층이 여성에 비해 자신들이 피해를 당한다는 부분을 반영 못한다는 지적이 있는 것 같다”고 짚었다.
김 총리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에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성)’의 반응이 뜨거운 것으로 알려지자, 방송에서 ‘20대 남성층’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총리는 여가부가 그동안 공을 세워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장 큰 일은 우리 사회의 양성평등이라는 게 얼마나 귀중한가”라며 “여성을 사회적으로 열 기회를 주지 못했던 걸 바로잡는 공을 세웠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또 하나 근본적 변화는 ‘호주제 폐지’”라며 “많은 분들의 노력이 있었지만 여가부가 그런 일을 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폐지보다는 양성평등을 통해 우리 사회가 더 풍부해질 수 있고, 그런 기회를 넉넉하게 만들 수 있는 내용을 갖고 확대 개편이라든지 이런 부분이 토론됐으면…”이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여성가족부 폐지’에 반대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김 총리는 “후보자들께서 내놓은 일종의 공약이어서 말하기는 조심스럽다”면서도 “우리 정부에서 여가부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여가부는 일을 잘했고 많은 실적을 냈다”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윤 후보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언급 후, 이 사안이 대선 정국의 쟁점이 되면서 여권 등에서 비판이 나왔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NS에서 “‘여성가족부 폐지’ 7글자에 윤석열 후보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갑자기 ‘여성가족부 폐지’라니 그 연기가 너무 성의가 없고 준비 부족에 즉흥적”이라고 비꼬았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여성가족부 강화”라고 맞대응한 뒤, “이준석 대표와의 재결합 결과물로 여성가족부 폐지를 들고나온 것을 보며 분노를 금할 수 없다”는 글을 SNS에 적었다.
이에 윤 후보는 지난 8일 SNS에서 여가부의 명칭 변경이 아니라 ‘폐지’라면서, 공약의 정확한 의미와 함께 달성 의지를 확고히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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