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7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에 대해 “성남시 밑바닥에서부터 경기지사까지 지내며 행정 실적이 입증된 사람이라고 본다”며 “그런 점에서 대선 후보들 중 제일 낫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박 전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정연구포럼 출범식 및 이 후보 지지 선언에 앞서 세계일보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국정연구포럼은 역대 민주정부 출신 장·차관급 고위공직자 100여명으로 구성된 단체다. 박 전 총재는 이 포럼의 상임고문을 맡았다.
박 전 총재는 현 시국을 버스를 타고 비탈길을 가는 상황으로 묘사하며 “승객들은 버스 기사가 여러 가지를 갖추기를 바라지만, 그 가운데서 제일 중요한 것은 운전 능력”이라고 했다. 기초·광역단체장을 지낸 이 후보가 국정 운영면에서 다른 후보에 비해 경쟁 우위에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박 전 총재는 차기 정부가 무엇보다 시장을 무시해선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전 총재는 “이 후보는 합리적 진보 노선을 가야 한다”며 “보다 더 시장과 현장을 중시하고 성장을 추구하며, 사회적으로는 통합을 지향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용주의적 경제·사회 정책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이 후보는 그런 쪽으로 가겠다고 약속을 했기 때문에 지지한다”고 말했다.
다만 여야 대선 주자들이 부동산 공급 확대 및 부동산 세제 완화 공약을 내놓는 것에 대해선 신중론을 폈다. 박 전 총재는 “앞으로 집값은 올해부터 떨어지기 시작해서 2∼3년 내에 20%까지 떨어지고, 10년 후까지 장기 안정세로 갈 것”이라며 “(여야 대선 주자들이) 집을 너무 많이 건설하는 경쟁을 하기보다는 집을 투기수단으로 생각하는 관념을 버리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또 “부동산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하고, 서민들을 위한 값싼 공공임대주택을 많이 짓는 쪽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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